제주4·3 희생자 40명, 79년만에 누명 벗었다…法, 최대 16억 형사보상

사회

뉴스1,

2026년 7월 04일, 오전 07:00

한 시민이 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제주 4‧3 추모공간을 찾아 희생자들의 이름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이광호 기자

제주 4·3 사건에 휘말려 유죄 판결을 받았던 40명의 망인(亡人)이 70여년 만에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 법원은 23명의 다른 제주 4·3 사건 수형인과 그 유족들에게 최대 16억 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상훈)는 지난달 30일 포고 제2호 위반 등 혐의를 받았던 고 강열·고예구·김평기·문평화·송경욱 씨 등 40명의 망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2건의 재심 판결을 확정했다.

강 씨 등은 1947~1948년 포고 제2호 및 법령 제19호 위반, 내란방조, 전신법 위반, 국회의원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았다. 국가폭력이 참혹한 민간인 학살로 이어진 제주 4·3의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이들은 1948년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치러진 5·10 총선거를 반대했다거나, 3·1절 기념행사 후 가두행렬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령을 받고 전신주를 잘라 통신을 방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도 있었다.

파업에 참여했다가 유죄를 선고받은 교사도 있었다. 교직원 파업을 벌여 학생들의 학업을 중단하게 하고, 5·10 총선거 반대를 결의했다는 혐의였다. '인민공화국 만세' 문구를 적은 삐라를 제작·살포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도 있었다.

강 씨 등은 80여년이 흐른 뒤에야 검사의 직권 청구로 재심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한 각 공소사실은 각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미 전원이 세상을 떠난 후였다.

한편 제주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유성)는 같은 날 다른 제주 4·3 사건 희생자 32명에 대해 최대 16억 원여의 형사보상금 지급을 결정했다. 2020~2024년 재심 판결에 따른 보상 지급으로, 강 씨 등도 향후 비슷한 보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경비법 위반 혐의를 받았던 고 김상호 씨는 형사보상금 1억2557만 원과 비용보상 100만 원을 받았다. 포고 제2호 위반 등 혐의를 받았던 고 강문택 씨는 1억7547만 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은 고 이태신 씨는 2억972만 원을 각각 받았다.

국방경비법 위반 혐의를 받았던 고 김경생 씨는 16억3912만 원의 형사보상금이 결정됐다. 내란 혐의를 받았던 고 박명환 씨와 고 강인화 씨는 각각 2억885만 원, 3억1552만 원씩을 받았다. 같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고 임영호 씨는 9억7572만 원의 형사보상금이 확정됐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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