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만 문제? 축구협회, 이제 '공무원 조직'…모두 반성해야"

사회

뉴스1,

2026년 7월 05일, 오전 07:10

북중미 월드컵 실패로 거센 질타를 받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 뉴스1 오대일 기자

한국 축구 뿌리인 K리그의 구성원들은 대한축구협회의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국 축구도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25일(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로 패배하며 조 3위에 그쳤다. 이후 9가지 경우의 수를 지켜보며 생존을 기대했지만 끝내 경우의 수 중 1개만 성립되면서 한국은 일찌감치 짐을 쌌다.

이후 한국 축구를 관장하는 협회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축구의 뿌리인 K리그도 다르지 않다.

K리그 한 구단의 A 단장은 "자국 리그가 강해지면 대표팀도 강해진다. 이를 위해서 협회에서 K리그가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미흡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북중미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스페인과 잉글랜드, 프랑스 등은 탄탄한 자국 리그를 보유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은 유럽 리그보다 떨어지지만 꾸준히 선수들을 발굴하고, 유럽으로 내보내면서 경쟁력을 자랑한다.

브라질과 혈투 끝에 32강전에서 탈락한 일본의 J리그는 아시아에서 최고의 리그로 꼽히며 유럽이 주목하고 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 © 뉴스1 박지혜 기자

A 단장은 "현재 대표팀에서 손흥민(LA FC), 이강인(PSG)을 제외하면 모두 K리그를 거쳐 유럽으로 진출한 선수들이다. 이처럼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자국 리그에서 등장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선 우선 리그 발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리그가 발전하기 위한 환경은 열악하다. A 단장은 "선수들을 새롭게 발굴하기 위해 좋은 운동장이 필요한데, 현재 서울에 정규 규격의 잔디 구장이 10개가 안 된다.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도시에서 부족한 숫자"라면서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이처럼 기본적인 인프라 자체를 구축하지 못한 것이 협회"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리그를 둘러보면 유소년팀은 둘째치고 성인팀도 훈련장을 제대로 못 잡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선수가 나오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라고 덧붙였다.

K리그 현장의 축구인들은 협회의 소극적인 행정의 원인을 단순히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에서만 찾지 않았다.

구단의 실무진인 B 씨는 "협회장이 바뀌어도 내부의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다.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실질적으로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매번 협회 개혁 때 이야기가 나오는 위원장, 부회장 교체 등은 이제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B 씨는 "협회의 실무진들이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해야 한다"면서 "오랜 시간 한 조직에 있으면서 관성적으로 일할 수 있다. 이런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구단의 실무를 맡고 있는 C 씨는 "협회는 한국 축구를 최종적으로 관장하는 기관인데, 자아도취 된 모습만 봤다. 이번 월드컵 실패 원인을 단순히 수뇌부에서만 찾지 말고 모든 구성원에게서 찾아야 한다"면서 "협회는 이제 공무원 조직이 됐다. 자신들의 권리는 챙기지만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구성원들이 의욕을 잃은 것은 내부 승진이 없는 시스템의 잘못이기도 하다. 고액 연봉을 받는 위원장, 부회장 등을 외부에서만 데려오는 문화 속에서 구성원들의 동기 부여가 될 수 없다"면서 "내부 환경 때문에 억울한 구성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협회의 실무진들 모두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C 씨는 "더 나아가 정말 칼춤을 출 수 있는 수장이 협회에 부임, 능력 있고 의욕 있는 구성원들만 골라냈으면 좋겠다. 뜻 있는 구성원들로 한국 축구 전체를 관장하는 협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국가대표만 생각하면서 협회를 구성하고 운영한다면 절대 한국 축구의 발전은 없다. 리그와 유소년이 발전하는 데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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