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국회'에 줄줄이 멈춰선 산재 법안…국정과제도 표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07일, 오전 05:11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여야 대치로 후반기 국회가 ‘반쪽’ 출범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하반기 주요 노동정책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산재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은 5개월째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고 정년연장과 ‘일법 패키지’ 등 쟁점 법안은 논의부터 난항을 겪는 중이다. 노동현안 상당수가 입법을 전제로 하는 만큼 여야 갈등이 장기화하면 정부 핵심 국정과제 추진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월 대전 대덕구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안전공업 주식회사 2일 차 감식에 나선 소방 당국 관계자들이 불에 탄 건물 안으로 진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월 대전 대덕구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안전공업 주식회사 2일 차 감식에 나선 소방 당국 관계자들이 불에 탄 건물 안으로 진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산안법 처리 25% 불과…2월부터 본회의 계류

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산재를 줄이기 위해 발의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은 총 16건이다. 이 가운데 국회 문턱을 넘은 법안은 4개에 그친다.

산안법 개정안 중 대부분은 지난 2월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5개월째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국회가 여야 합의로 처리한 비쟁점 법안을 우선으로 안건을 처리하면서다.

현재 계류된 산안법 개정안에는 △산재 사망사고 발생 기업에 대한 영업이익 5% 과징금 부과 △노사정이 참여하는 안전한 일터위원회 설치 △근로자의 작업중지 요구권 강화 △안전일터 신고 포상금 제도 등이 담겼다.

이는 대부분 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동안전 도입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입법 사항이다. 가장 큰 쟁점은 영업이익의 5% 이내 과징금 부과 조항으로, 기업 부담이 과도하다는 야당의 반대가 이어지며 법안 처리도 멈췄다.

입법 지연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안전일터 신고 포상금 제도는 올해 111억원 규모 예산 편성을 끝내고 하반기 시행을 준비했지만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으면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노사정이 참여하는 안전한 일터위원회 설치 역시 제자리걸음이다. 안전한 일터위원회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일관된 산재 예방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상설 협의체다.

강태선 서울사이버대 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정권마다 국정과제로 내놓는 산재 예방 정책이 대단히 비전문적인 탓에 꾸준하고 점진적인 개선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안전한 일터위원회 설치는 매우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징금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실제 처분을 받는 곳이 많지는 않을 테니 협치를 통해 통과시킬 건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하반기 ‘일법 패키지’ ‘정년연장’ 쟁점법안 논의

하반기에는 정부의 핵심 노동정책인 ‘입법 패키지’와 정년연장 논의도 본격화해야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일법 패키지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를 포함한 법안으로, 노동법 사각지대에 있는 배달기사 등 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프리랜서 등을 보호하기 위해 노동부가 정부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다.

애초 노동부는 지난 5월 1일 노동절에 맞춰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중소기업과 플랫폼 기업의 반발이 극심한 탓에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돼 있다.

정년연장 논의는 사실상 멈춤 상태다. 6월 내로 정년연장 입법을 위한 최종안을 내놓겠다고 한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정년특위)는 발표 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위 활동 기간도 이미 종료된 만큼 재가동 여부부터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동계는 적어도 올해 안에 입법 방향을 확정해야 더 늦지 않게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동계 관계자는 “정년연장은 기업과 노동자 모두 준비기간이 필요한 사안으로 더는 논의를 미뤄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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