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조롱성 응원으로 논란을 빚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주장이 6일 광주제일고를 방문해 야구부 주장에게 사과문을 전달하고 있다. 2026.7.6 © 뉴스1 김태성 기자
배재고 야구부가 6일 광주제일고를 직접 찾아 5·18 민주화운동 비하 응원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일주일간 이어진 갈등이 수습 국면에 들어섰다. 교육당국은 학교 현장의 '혐오의 놀이화'가 드러난 사례로 보고 후속 조치로 혐오·차별 근절과 민주시민교육 강화에 나선다.
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배재고 야구부 소속 학생선수 36명 전원과 일부 학부모, 교사 등 80여 명은 오후 3시께 광주일고를 방문해 피해 학생 선수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배재고 "모든 선수 깊이 반성…진심으로 사과드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도 이날 5·18민주묘지 참배에 함께해 "오늘은 끝이 아니라 교육적 회복의 출발점이어야 한다"며 "학생들이 성찰과 배움의 여정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공동체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배재고 야구부 주장도 광주제일고에서 낭독한 사과문에서 "모든 선수들이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인성과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배우게 됐다"며 "같은 선수로서 정말 하면 안 되는 행동이었다. 선수들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야구부 감독 역시 "학생들을 잘 이끌고 가르쳐야 할 지도자로서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승패에만 집중하느라 잘못된 응원 소리를 제때 파악하고 제지하지 못했다.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과오를 인정하고 지도자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 일부 학생선수들이 광주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쳐 지역 비하와 5·18 민주화운동 조롱이라는 비판을 받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배재고, 혐오·차별 예방 교육 실시…관내 운동부 전체 특별 지도
교육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서 민주시민 교육이나 세계시민 교육, 역사 교육 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일 '배재고 야구부 관련 브리핑'을 통해 배재고 전 학생을 대상으로 역사·인권 교육과 차별·혐오 표현 예방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8월 21일까지는 관내 전체 학교운동부를 대상으로 인권교육 이행 여부와 학습권 보장, 운영 실태 등에 대한 특별 지도·점검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학교체육진흥회와 협력해 학생선수를 위한 혐오·차별 표현 예방과 건전한 응원문화 조성을 위한 교육자료를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김허중 서울시교육청 체육건강예술교육과장은 "학생 선수들은 현재 학기별 1회 이상, 회당 1시간씩 연간 12시간 이상 스포츠 분야 인권교육과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혐오·차별 교육자료가 추가로 개발되면 학생선수들의 수업 이후에도 20~30분씩 관련 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지속적인 민주시민교육 대책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이 '혐오의 놀이화' 공간으로 드러난 만큼 교육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원단체는 교사가 민주시민, 혐오와 차별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민원 등으로 위축된 교육환경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강주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수하는 과정이 아닌 공동체의 규칙을 배우고 상식적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최소한의 보루"라며 "교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그 대가는 고스란히 사회 전체의 몫으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혐오 표현 예방·지도에 대한 학교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교사의 정당한 수업과 생활지도가 민원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 1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출전정지 6개월을 통보했다. 배재고는 '선창' 학생과 "탱크데이"를 외친 학생 등 2명을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해 징계하기로 했으며,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할 경우 동조 학생들에 대한 징계와 교장·교감 등 관리자의 책임을 물을지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cho@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