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특정 사실과 관계없는 자료 사진. (사진=뉴시스)
사건은 지난 2019년 6월 체육수업 수행평가 과정에서 발생했다. 한 학생이 일부 항목을 평가받지 못했다고 항의하자, A씨는 동료 학생들의 목격 진술 등을 토대로 해당 학생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어진 수업 시간에도 학생이 큰 소리로 교사에게 대들며 수업을 방해하자, A씨는 학생을 교실 뒤로 이동시킨 뒤 반성문을 작성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학급 구성원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너 왜 거짓말해. 사기꾼. 너희들은 쟤처럼 거짓말하는 애가 되지 마라. 꼴 보기 싫어”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 등의 언사로 훈계했다.
같은날 저녁에는 학부모 알림장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여러 사람이 봤는데도 끝까지 우기고 울면서 억울하다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학생이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튿날 학생의 부친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은 A씨는 화를 참지 못하고 해당 학생을 학교 연구실로 따로 불러 “너희 부모는 너 유치원 다닐 때도 난리였지? 아니 난리를 쳤겠지”라고 다그쳤다.
검찰은 이런 교사의 전반적인 언행이 학생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A씨의 표현 방식에 일부 거친 면이 있더라도 이를 정서적 학대로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계기가 된 피해 아동의 반복된 항의는 교실 내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수업 방해 행위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며 “피고가 보인 태도나 아동의 성향을 종합해 볼 때, 아동의 인격을 직접적으로 비하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거짓말이 심각한 잘못임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피해아동을 따끔하게 지적해 진정시키려는 교육적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A씨의 이 같은 행위로 인해 학생의 정신 건강이나 정서 발달이 저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학부모의 전화 통화 이후 연구실에서 한 발언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아동이 부모에게 수행평가 상황을 사실과 다르게 전달했다는 피고의 판단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훈계·훈육 등의 교육적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심 유죄 판단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파기환송 했다.
한편 교장과 교감 등 교육 전문직 회원 155명으로 구성된 좋은교육정책포럼은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의 상식적인 판단을 전적으로 환영한다”며 “이를 계기로 국회와 교육부, 경찰 등 아동학대 조사 및 수사 기관들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