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장윤기 씨가 지난 5월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6.5.14 © 뉴스1 김태성 기자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의 경찰의 부실 수사·내부 유착 의혹을 두고 검찰과 경찰이 동시에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수사 국면이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둔 검경의 수사권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다.
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광주광산서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팀은 전날(7일) 장윤기 사건 수사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며 수사의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장윤기 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지난 6일 긴급 체포된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장을 직위 해제하고광산경찰서장, 형사과장 등 총 6명에 대해서는 즉시 대기발령 조치했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6일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유구무언"이라며 "최선을 다해 명운을 걸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경찰이 오는 10월 공소청 출범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넘겨받게 될 상황에서 자칫 이번 사건으로 경찰의 수사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와 내부 비위 관리에 대한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점을 인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6.6.8 © 뉴스1 김진환 기자
이런 가운데 최근 검찰도 경찰의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발빠르게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광주지검은 전날(7일)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과 관련해 공무상비밀누설, 증거인멸,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광주 광산경찰서와 주요 피의자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보완수사권 폐지 국면에서 이번 수사를 계기로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입증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검경이 이번 사건에서 입증해야 할 지점이 엇갈려 향후 수사 과정에서 충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찰 출신 박성배 변호사는 "경찰이 이번 수사를 통해 사실상 모든 혐의를 다 털어내려고 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증거인멸 행위가 드러나거나 검찰과의 법리 적용 차이가 두드러지면 검경 신경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검사 출신 장형수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검사 지휘권이 있었을 때는 검사가 수사를 지휘하고 경찰이 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구조였다"며 "근데 지금은 마치 경쟁하듯 여기도 압수하고 저기도 압수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형소법상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게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라고 짚었다.
홍석기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열린 전국 수사지휘부 화상회의에 앞서 인사말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2026.7.3 © 뉴스1 김성진 기자
이번 사건이 형소법 개정 논의와 맞물리는 지점은 경찰 송치 사건을 검찰이 보완수사하는 과정에서 기존 수사 단계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의혹이 추가로 불거졌다는 데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형소법 개정의 핵심 쟁점인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별도의 정부안을 내지는 않고, 국회 논의에 맡기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은 전날 김용민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관련 우려를 제기했다.
전문위원은 "검사 수사권을 모두 삭제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는 경우 검사는 사건을 송치받은 후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가 불분명해 절차적 공백이라고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민변 사법센터는 검사에게 보완수사요구권을 부여하되 수사 지연을 막고 충실한 수사 통제 및 보완이 될 수 있도록 보완수사요구권의 실효성을 높이는 내용의 형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안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장윤기 사건은 검경 간 단순한 힘 싸움으로 볼 것이 아니라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방증"이라며 “수사기관 두 곳이 서로 견제와 균형을 맞춰 상호 보완 관계가 돼야 한다"고 했다.
zionwkd@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