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미래세대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8 © 뉴스1 김명섭 기자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에도 세수 증가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현행 구조의 손질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교육부와 기획예산처가 내국세 연동 방식의 유지 여부를 놓고 입장차를 드러냈다.
교육부는 내국세의 20.79%를 시도교육청에 배분하는 현행 법정교부율을 공교육 안전망으로 보고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기획예산처는 학령인구 감소를 교부금 산정에 반영해 세수 연동 구조를 손질하고 확보 재원을 영유아·고등·평생교육 등으로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육교부금 개편' 공개 토론회에서 이 같은 견해차를 드러냈다. 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를 시도교육청에 배분하는 구조로, 내년에는 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최 장관은 "예측 불가능한 경기 변동이라든가 정치 상황이나 이런 것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이 중요한 교육이 유지될 수 있도록 사회가 합의한 가장 강력한 법적 안전망이 지금까지는 내국세의 20.79%였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의 논리가 단순히 아이들이 줄었으니 예산도 줄여야 한다는 식의 일방적인 경제 논리나 수치상의 효율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현행 법정교부율을 유지한 뒤, 기준을 초과하는 재원이 생기면 고등교육·영유아 교육·평생교육 등 교육 전반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내국세의 20.79% 배분을 유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그 이후에 일부 기준을 초과하는 재정이 있다면 고등교육, 영유아교육, 평생교육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지혜를 모아봐야 한다"고 했다.
반면 박 장관은 현행 내국세 연동 구조가 세수 상황에 따라 교부금의 급격한 증감을 낳고 있다며, 학령인구 감소까지 반영하는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번 교육교부금의 개편 논의의 핵심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며 "세수 변동에 따른 이 교육 재정의 변동성을 완화해서 어떻게 하면 안정성을 확보해 줄 거냐"와 "대한민국 교육 투자의 부분별 균형, 이런 균형적 성장을 어떻게 더 보장해 줄 수 있을 거냐"라고 밝혔다.
그는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6조4000억원, 11조원이 교부금으로 추가 배분된 반면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10조4000억원, 4조3000억원이 제대로 내려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세수 여건에 따라 교부금이 크게 출렁이는 현행 구조가 오히려 교육 현장에 더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박 장관은 "이런 혼란은 내국세의 20.79%라는 경직된 구조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학령 인구 감소도 교부금을 우리가 이렇게 산정하는 데 있어서의 그 기준으로 이제는 반영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교부금 총액과 학생 1인당 교부금은 계속 늘리고,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동시에 영유아·고등교육·평생교육과 인재 양성 분야에 재투자하겠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박 장관은 "초중등 교육은 더 단단하게 지키고 대학이나 영유아 교육과 같은 이런 데는 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될 때가 왔다"면서 "교부금을 결코 축소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미래세대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8 © 뉴스1 김명섭 기자
나아가 토론자들도 내국세 연동 구조를 유지할지, 학령인구를 반영해 손질할지를 두고 엇갈린 주장을 폈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현행 교부금 구조를 초중고 자녀가 줄었는데도 월급이 올랐다는 이유로 교육비 통장 자동이체액이 커지는 상황에 빗대며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 학령 인구가 500만 명도 안 되는 상황에서 2070년에는 200만 명도 안 된다"며 "세금이 잘 걷힌다는 이유로 학생 수가 이렇게 줄고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인데 계속 더 큰 금액을 자동 이체하는 것이 국가 재정 전체의 관점에서 올바른 선택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재정이 안정적이어야 한다면서 내국 세수에 연동해서 법에 못을 박아두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그 법에 박힌 세수 연동 방식이 교육 재정을 들쑥날쑥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선호 한국교육개발원(KEDI) 미래교육연구본부장은 "학생 수 감소가 교육 수요의 감소랑 같은 개념은 아니다"라며 "현재의 학교는 과거에는 약간 가르치는 공간에 집중했다면 현재의 학교는 돌봄이나 복지 그리고 학생의 정서 지원, 안전 관리까지 그 역할이 굉장히 확대됐다"고 밝혔다.
그는 "학령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 현재의 상황에서는 다문화 학생이 굉장히 증가하고 있고 특수교육 대상자들이 굉장히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학생 수 감소만으로 재정 축소의 논리를 다 설명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법정교부율 20.79%는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라며 "학령 인구 감소를 근거로 해서 교육 재정을 줄이는 것은 절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영유아 교육, 고등교육, 평생교육에 대한 투자가 절대로 많이 필요하다"면서도 "새로운 교육 수요를 기존의 초중등 교육 재정을 재분배해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초중등교육 재정의 축소 여부를 넘어 고등·평생·영유아 교육까지 아우르는 재원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유재준 서울대 교수는 고등교육 이수율은 70.6%로 세계 1위지만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68%, GDP 대비 정부 재원은 0.6%로 OECD 평균 0.9%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필요한 것은 초중등 교부금처럼 내국세에 연동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재원이 필요하다"며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의 제정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강대중 서울대 교수는 "미래 세대를 얘기할 때 우리가 학령기 아동·청소년만 생각할 때가 많은데 모든 국민에는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6년도 교육부 예산이 106조인데 그중에 평생교육 체제 구축 예산이 800억"이라며 "성인기 교육에 대한 재정 투자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황옥경 육아정책연구소장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학교 중심의 재정에서 벗어나 생애 초기 영유아 교육까지 포괄하는 교육 재정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며 "영유아 교육 돌봄은 보편적 교육의 영역이며 교부금 지원 대상으로 명확히 위치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mine12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