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방해 등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이날 체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상고를 기각,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2026.7.9 © 뉴스1 이호윤 기자
12·3 비상계엄 이후 583일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첫 판단이 내려졌다.
대법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국무위원들의 심의권 침해, 허위의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폐기, 외신 허위 공보 등 10개 중 9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리며 징역 7년을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9일 체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과 특검의 상고를 모두 기각,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날 대법원 선고는 소부 선고로 최초로 전국에 생중계됐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고법에서 진행되는 내란 우두머리 재판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느라 대법원 선고가 이뤄지는 1호 법정에는 나오지 않았다. 법률심인 대법원 선고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또 이번 대법원 판결은 올해 초 서울고법에 설치된 내란전담재판부가 판단한 첫 사건에 대한 확정판결이다.
이날 소부 선고는 4명의 대법관이 아닌, 이흥구, 이숙연, 노경필 대법관 3명만 참여해 이뤄졌다. 대법원 3부 구성원 중 한 명인 오석준 대법관은 윤 전 대통령 체포방해 사건을 회피해 심리부터 참여하지 않았다.
"불소추 특권, 대통령 수사까지 금지 아냐"…공수처 수사권 인정
대법원은 우선 헌법 제84조에서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이 수사까지 전면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대통령이 피의자인 사건을 접수하거나 관련 증거를 수집·보전하는 등 기본적 수사상 조치는 대통령 재직 중에도 허용된다고 봤다.
또 공수처가 내란 및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죄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를 개시한 것은 적법하고, 수사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죄를 구체적으로 인식해 수사를 개시했기 때문에 공수처법에서 정한 수사 대상 범죄인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즉, 공수처가 적법한 내란 우두머리 죄에 대한 수사권을 가진다는 뜻이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내란 우두머리 죄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배경이 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고 증거도 상당 부분 중첩되므로,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밖에 없고 중간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서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공수처의 대통령 관저에 대한 수색 영장 집행을 경호처가 승낙하지 않았더라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법 제110조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지만, 그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인 관저에서 경호처 허락 없이 공수처가 수색 영장을 집행했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는 단순한 군사상 편의 등에 따른 추상적 비공개 필요성은 해당하지 않는다"며 "책임자가 이에 대해 구체적이고 객관적 사유를 제시해야 하고, 거부 사유가 인정되지 않음에도 승낙을 거부했다면 부적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경호처장이 수색영장 집행에 대한 승낙을 거부하였더라도, 그 거부 사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고 또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 판단은 잘못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인 2심에서 인정한 △공수처의 정당한 체포 방해△소집 통지받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심의권 침해 △소집 통지를 늦게 받아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의 심의권 침해 △허위의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 △외신 허위 공보 등 10개 중 9개 혐의 유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최종적으로 무죄가 나온 것은 공문서인 비상계엄 선포문을 행사했다는 혐의뿐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이 이번 판결을 통해 처음으로 불소추특권 대상범죄에 대한 대통령 재직 중 수사의 가부 및 그 범위, 공수처법 수사 대상인 '관련범죄'의 의미 및 판단기준, 형사소송법 제110조에서 정한 압수·수색 승낙 거부권의 요건과 그 한계를 구체적으로 밝혔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대통령경호처 소속 공무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나머지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하고, 비상계엄 해제 뒤 사후 선포문을 만들어 폐기한 혐의도 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를 지시하고, 외신에 '국회 출입을 막지 않았다' 등 허위 사실을 프레스가이드(PG)로 작성·전파한 혐의도 포함됐다.
지난 1월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지만, 국무회의 소집 통지를 받았으나 늦게 도착해 회의에 참여하지 못한 국무위원 2명에 대한 심의권 침해와 외신 허위 공보 관련 혐의, 허위의 비상계엄 선포문을 행사한 혐의 등을 무죄로 봤다.
그러나 내란전담재판부인 2심은 지난 4월 국무위원 2명에 대한 심의권 침해와 외신 허위 공보 관련 혐의를 유죄로 뒤집으면서 1심보다 무거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선고 결과에 尹 고개 끄덕이며 미소…변호인 "재판소원"
이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심 재판에 참석한 윤 전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은 대법 선고를 볼 수 있게 해달라는 변호인 측 요청으로 잠시 휴정한 상태에서 변호인 것으로 보이는 휴대전화를 통해 선고 결과를 지켜봤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2시 13분쯤 영상을 통해 대법원의 상고 기각 결정이 나오자,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상고심 선고 직후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보호를 위해 재판소원 등 헌법재판 절차를 통해 이번 판결의 위헌성을 다툴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고도의 헌법적 쟁점을 완전히 묵인한 채 전원합의체 회부하지 않고 시간에 쫓기듯 촉박하게 상고를 기각한 것을 놓고 "사실상 사법부의 최고심으로서의 기능을 방기한 '심리 미진'이자 '사법의 정치화'"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윤 전 대통령 체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종준 전 처장과 김성훈 전 차장도 1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함께 기소된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은 징역 2년 6개월을, 김신 전 가족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ho86@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