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 진로지도 하나?" 막말에 법원 철퇴…"민주주의 허용 한계 넘었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09일, 오후 09:01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된 학교 앞에서 ‘철거 촉구 집회’를 금지한 경찰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해당 집회가 학생들의 학습권뿐만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만큼,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보호할 필요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했다.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는 자료 사진. (사진=뉴시스)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는 자료 사진. (사진=뉴시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9일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가 경찰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시위 금지통고 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월 1일 소녀상이 설치된 서울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이 학습권을 뚜렷이 침해할 우려가 있는 학교 주변 집회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을 근거로 금지 통고를 하자 불복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재판부는 김 대표 측이 “집회 예정일이 공휴일이어서 학습권 침해 우려가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휴일이나 방학에도 학교의 교육 환경은 상시 보호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학교는 공공성이 크고 학생들이 학습권을 실현하는 기본권 행사의 공간”이라며 “학교가 폐지되지 않는 이상 주변 교육 환경 역시 동일하게 보호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법원은 해당 단체가 주장하려는 내용의 표현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당시 이 단체가 준비한 홍보물에는 위안부 피해자가 겪은 성적 학대를 자발적인 성매매로 규정하며 “위안부(매춘부)” “매춘 진로지도 하나?” 등 자극적인 비속어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재판부는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거나 왜곡하는 것으로 헌법 정신에 반한다”며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진지하고 계획적인 시도에 따른 표현으로 볼 수 없고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표현은 민주주의 장에서 허용되는 한계를 넘는다”고 질타했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 2024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위안부 피해자들을 비하하는 글과 영상을 수십 차례 올려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로 지난 4월 구속기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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