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 모습.
A 씨는 지난 5월 18일 동대문구 답십리동 자택에서 조부와 말다툼을 하던 중 격분해 방에 보관하고 있던 흉기로 조부의 왼쪽 어깨를 찌른 혐의를 받는다. 조부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날 오후 1시13분께 자상에 따른 기관지 및 혈관 절단, 폐 손상, 저혈류성 쇼크 등으로 숨졌다.
이날 A 씨 측 변호인은 “범행 자체는 인정하지만 상해를 통한 위협으로 피해자의 폭력을 멈추게 하려던 우발적 범행”이라며 “살해의 고의는 없었고 상해치사는 인정한다”고 변론했다. 재판부가 변호인 주장이 본인 입장과 같은지 묻자 A 씨는 “맞다”고 답했다. A 씨는 국민참여재판은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이데일리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달희 의원실(국민의힘)을 통해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A 씨는 아버지, 남동생과 함께 살다가 대학 진학 후 기숙사 생활을 거쳐 2023년 겨울부터 동대문구 조부모 집에서 생활했다. 두 사람은 생활 습관과 성격 차이 등으로 지속적으로 갈등을 겪었고, 서로 욕설과 폭언을 주고받다 지난해부터는 상대방을 밀치거나 팔과 다리를 때리는 등 몸싸움까지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평소 조부가 자신을 만만하게 보고 화풀이 대상으로 여긴다고 생각하며 강한 적개심을 키워온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당일에도 A 씨가 방문을 세게 닫자 조부가 “조용히 다니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화를 냈고, 말다툼 과정에서 서로 폭행을 주고받은 뒤 조부가 계속 욕설을 하며 소리를 지르자 A 씨가 흉기를 들고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범행 직후 직접 119에 신고했다.
검찰은 평소 조부와의 관계, 휴대전화 검색기록, 범행도구 사전 준비 정황 등을 종합해 A 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존속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이날 검찰은 부검감정서와 심리상담분석보고서 등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아버지와 큰아버지를 양형 증인으로 채택했다. 두 사람은 피해자의 아들이자 피고인의 가족으로, A 씨의 성장 과정과 가정 내 갈등 등에 대해 진술할 예정이다. 피해자의 배우자인 A 씨의 조모는 치매로 사건 발생 전 요양원에 입원해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동대문경찰서는 사건 발생 이틀 뒤인 5월 20일 A 씨에 대해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는 지난달 11일 A 씨를 구속 기소했다.
다음 공판은 8월 14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재판부는 이날 아버지와 큰아버지를 각 30분쯤 신문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