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오지 말라 해놓고 '왜 안 왔냐?'"…시아버지 '반전 말투'에 혼란

사회

뉴스1,

2026년 7월 13일, 오전 05:20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말과 속마음이 다른 시아버지의 독특한 화법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는 며느리의 사연이 공개됐다.

10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결혼 3년 차 30대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자 A 씨는 동갑내기 남편과 두 살배기 딸을 두고 있으며 시아버지의 '반전 화법' 때문에 번번이 진심을 파악하지 못해 난처한 상황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연에 따르면 시아버지의 독특한 말투는 결혼 전 첫인사 자리부터 시작됐다. A 씨가 집에 들어서자마자 시아버지는 "집안 불 다 끕시다"라고 말했고 이를 본 시누이는 "세 식구가 들어오니 집이 환해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식사 자리에서도 "집안 기둥 몇 개 뽑았다"며 농담을 던졌는데, 이는 부담 갖지 말고 많이 먹으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비슷한 상황은 계속됐다. 신혼집에 찾아와 각종 수리까지 해준 시아버지는 "출장비 얼마 줄 거냐, 오늘 일당 제대로 받아야겠다"고 말했고 A 씨가 정성껏 커피를 내오자 "느그 신랑이 월급 잘 안 갖다주더나. 집에 원두 없으면 물이나 주지"라고 말했다.

A 씨는 처음엔 당황했지만 나중에야 커피가 연하다는 뜻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김장하는 날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김장 속도가 느려지자 시아버지는 "이러다 내 제사상에 올릴 김치 되겠다"고 말했고 이를 들은 시어머니는 "빨리 좀 하라는 소리"라며 대신 해석해 줬다.

가장 큰 오해는 가족여행 이후 명절을 앞두고 생겼다. 여행을 다녀온 뒤 A 씨가 명절에 무엇을 준비할지 묻자 시아버지는 "명절 미리 당겨 쉬었는데 뭘 또 오노. 피곤한데 그냥 쉬어라"고 말했다.

A 씨는 혹시 몰라 시어머니에게 다시 확인했고 시어머니 역시 "이번엔 아버지 말대로 해라"고 답했다. 남편도 동의해 가족은 명절에 시댁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며칠 뒤 시누이에게서 "왜 명절에 안 왔냐. 아버지가 너무 서운해하신다"는 전화를 받았다. 시누이는 "우리 부모님, 특히 아버지 말은 반대로 해석해야 할 때가 많다"며 "오지도 않고 연락도 없고 선물도 안 보내 삼중으로 서운해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심지어 남편은 이 말을 듣고 "왠지 그럴 것 같더라"고 반응해 A 씨를 더욱 황당하게 만들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일부 어르신들은 마음을 직접 표현하지 못하고 농담이나 반어법으로 돌려 말하는 경우가 있다"며 "세대 간 화법 차이에서 비롯되는 갈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좋은 방법은 시아버지가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지만 쉽지 않다면 며느리는 선택지를 제시해 확인하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남편이 중간에서 '통역' 역할을 잘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이런 경우에는 말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본인의 방식대로 해석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예를 들어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씀도 '오래 건강하게 살아야지'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라고 말했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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