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위원 절반이 현직 교사인데 또 '불영어'… 9월 모평서 난도 잡힐까

사회

뉴스1,

2026년 7월 13일, 오전 06:00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시행일인 4일 오전 송파구 잠신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026.6.4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교육부가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의 '불수능' 논란 이후 현직 교사 출제위원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늘렸지만,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도 영어 1등급 비율이 4%대에 그쳤다. 교사 비중 확대만으로는 수험생 체감 난도를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실제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사전 표본시험 등 문항 검증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6월 모의평가부터 영어 영역 출제위원의 50% 이상을 현직 교사로 구성했다. 지난해 수능 영어 난도 논란 뒤 내놓은 출제 시스템 개선 방안의 하나다.

하지만 올해 6월 모의평가 영어 1등급 비율은 4.13%(1만6979명)에 그쳤다. 국어 5.38%(2만2018명), 수학 4.83%(1만9629명)보다 낮았다. 절대평가 도입 이후 치러진 6월·9월 모의평가와 수능을 통틀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며, 6월 모의평가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낮다.

지난해에도 영어 1등급 비율은 6월 모의평가 19.1%에서 9월 모의평가 4.5%로 떨어졌고, 수능에서는 3.11%까지 낮아졌다. 올해는 6월부터 4%대에 머물면서, 출제위원 구성만 바꾸는 방식으로는 난도 출렁임을 막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등급 비율만 낮았던 것도 아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이번 6월 모의평가는 영어 1등급 비율이 지난해 수능보다 높지만, 2~5등급 비율은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낮아 전체적으로 어려웠던 시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영어 난도도 중요하지만 절대평가라는 이유로 많은 학생의 학습 우선순위에서 영어가 뒤처지는 경향이 계속되면 올해 수능에서도 영어 영역은 주요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6일 브리핑에서 "6월 모의평가는 올해 수험생 응시집단의 특성과 학습 정도를 파악해 나가는 첫 시험으로서 난이도 개선방안 적용 과정에 있다"며 "결과를 면밀히 분석·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은 보완해 향후 9월 모의평가와 수능이 안정적으로 출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입시업계에서는 현직 교사 비중을 높였다는 사실만으로 난도 조절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교사도 근무 학교와 학생 수준에 따라 문항을 어렵게 또는 쉽게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를 수 있고, 출제진이 예상한 난도와 실제 수험생 체감 난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출제진이 쉽게 냈다고 판단해도 실제 학생들이 풀지 못하면 어려운 시험"이라며 "교사 비중을 늘리는 것만으로 난도를 정확히 맞추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가장 잘 아는 현직 교사가 출제에 더 참여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교사를 100% 넣더라도 출제진이 선발시험이라는 관점에서 일정 수준의 변별력을 우선하면 체감 난도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 소장은 "최근 학생들의 학력 수준과 학습 여건 변화까지 함께 반영해야 한다"며 "출제진 내부 판단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일부 문항이라도 실제 수능 응시 예정 학생들에게 풀게 해보는 프리테스트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정 학교나 지역의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기보다 학업 수준과 지역을 고려해 표본을 구성하고, 문항별 정답률과 오답 유형, 풀이 시간 등을 분석해야 한다는 취지다. 현행 6월·9월 모의평가가 사실상 수능 난도 점검 역할을 하지만, 두 차례 시험만으로는 실제 수능 전에 문항 난도를 충분히 조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문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방향, 시험관리 등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6.3.31 © 뉴스1 김기남 기자

영어 절대평가의 적정 난도 기준을 보다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어는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는 절대평가인 만큼, 출제 방향에 따라 1등급 비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어에서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을 7% 안팎으로 만드는 것은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며 "처음 영어 절대평가를 도입할 때도 법제화된 것은 아니지만 잠정적으로 1등급 비율 7% 안팎을 생각하고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학생들의 영어 공부량이 줄어든 점까지 감안해야 하는데, 평가원이 그 부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수능 영어가 1년은 쉽게, 1년은 어렵게 출렁이기보다 일정한 기준 안에서 관리돼야 수험생과 학교 현장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다만 난이도 조정을 위해 EBS 연계율을 높여야 한다는 일각의 요구엔 신중론이 나온다. 현행 수능 영어는 EBS 교재의 지문과 소재를 직접 활용하지 않는 간접 연계가 중심이다. 직접 연계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학생들이 지문을 번역·암기하는 방식으로 대비해 시험의 변별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 소장은 "과거에는 직접 연계 비중이 높아 EBS 지문을 통째로 외우는 식의 학습이 나타났다"며 "특정 문항이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낯선 소재를 다뤘다면 별도 점검이 필요하지만, 이를 이유로 연계율 자체를 무작정 높이면 절대평가 영어가 지나치게 수월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변별력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수험생에게 지나치게 전문적인 배경지식이나 높은 수준의 어휘·추론을 요구하는 지문을 출제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수도권 소재 한 고등학교 영어 교사는 "영어 시험에서 과학·기술·인문사회 등 전문성이 있는 소재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해당 분야의 사전 지식이 없으면 지문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며 "문항별 예상 정답률과 오답 유형, 풀이 시간 등을 분석하고 외부 전문가 검토를 거쳐 교육과정 밖의 과도한 부담을 걸러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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