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미성년 제자를 상대로 성착취물 제작 혐의를 받는 한 고등학교 교사가 검찰에 넘겨졌다. 이 교사는 제자를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무겁지만,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를 거부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피의자가 수사기관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으면 직접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탓에 이를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면 피의자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상관 없음(사진=게티이미지)
서씨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당시 제자였던 A(19)양을 상대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이용해 신체를 노출한 영상을 촬영해 전송할 것을 요구하며 아동·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31차례에 걸쳐 A양에게 수치심과 혐오감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송한 혐의도 받는다.
서씨의 범행은 해당 메시지를 목격한 A양의 동급생에 의해 발각됐다. 사건을 인지한 학교 측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지난해 12월 30일 서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로부터 범죄 수사 개시 사실을 통보받은 서울시교육청은 다음날인 12월 31일 서씨를 직위해제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검찰에서 피의사건 결정 결과를 통보하는 즉시 징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현행법상 피의자에게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출을 강제할 법적 근거는 없다. 영국은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비밀번호 요구를 거부할 경우 최대 징역 5년의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프랑스와 호주도 법원 등의 명령에 따라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출을 강제한다. 피의자가 이에 불응할 시 처벌 규정이 존재한다.
여성청소년과 수사관들은 아이폰을 사용하는 피의자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음에도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한다. 서울의 한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수사관은 “미성년자 대상 성착취물 제작 혐의는 통상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도 “피의자가 아이폰 비밀번호 공개를 거부하면 디지털 포렌식 자체가 불가능해 직접 증거를 확보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피의자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하도록 법으로 강제할 경우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소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특정 범죄에 한해서 강제로 증거물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원칙에 예외를 만드는 것”이라며 “피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수사기관이 혐의 입증을 위해 보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