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과 포항에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12일 오후 경산시 남산면 삼성현역사문화공원 바닥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7.12 © 뉴스1 공정식 기자
"더위 때문에 중간중간 잠에서 깨서 에어컨 온도를 내렸어요." 전날(12일) 밤 서울에 올해 첫 열대야 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월요일 출근길을 나서는 시민들의 얼굴엔 벌써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13일 오전 7시 30분쯤 서울 구로구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엔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반소매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10분만 걸어도 땀이 날 정도의 더위에 시민들의 티셔츠 등 부분에 땀자국이 배겨나왔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서울 기온은 28.5도를 기록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고 내일까지 중부지방은 최고 체감온도가 35도에 육박할 전망이다.
시민들은 더운 날씨 때문에 출근길부터 지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서울 종로구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미영 씨(37·여)는 "지난밤에도 더워서 몇 번이나 깨서 그런지 아침인데도 피곤하다"며 "에어컨 켜고 자면 감기에 걸리니까 평소에 계속 켜두지 않았는데 어젯밤엔 잠시만 꺼도 너무 더워서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여름 정장을 입은 직장인 황 모 씨(32·남)는 "직장이 보수적인 편이라 여름에도 정장을 입어야 하는데 아침부터 땀 때문에 고역"이라며 "2호선 지하철 안에서 부대낄 생각 하니까 벌써 지친다"고 했다.
열대야로 인해 지난밤 잠을 설치고 에어컨을 계속 작동했다는 시민들이 많았다.
한 손에 휴대용 선풍기를 든 이경희 씨(28·여)는 "지난주부터 더워지면서 에어컨을 틀고 잤다"며 "오늘 30도 넘는다고 해서 양산도 챙겼다"고 했다.
서울 전역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전날 오후 5시부터 열대야 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지난 5월 최근 5년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가 14일로 1970년대(4일)에 비해 3배 이상 급등한 데 따라 열대야 주의보를 신설한 바 있다.
열대야 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되는 '폭염주의보' 수준 이상인 지역에서 밤 최저기온 25도 이상인 상태가 하루 이상 예상될 때 발표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며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오르는 찜통더위가 이어진 12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신반포로 반포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를 바라보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7.12 © 뉴스1 박정호 기자
밤사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구·부산·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심과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이어졌다.
제주시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28.9도를 기록해 공식적인 최고 밤 기온을 경신했다. 비공식 기록으로는 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리의 밤 기온이 29.7도에 달해 초열대야(밤 최저기온 30도 이상)에 육박하는 더위를 보였다.
시민들은 밤에도 쉽게 잠들지 못하고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야외로 향했다. 전국 주요 수변 공원과 산책로에는 늦은 시간까지 돗자리를 깔고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아이스크림이나 시원한 음료를 파는 편의점은 밤늦게까지 야간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부산의 대표적 피서지인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에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백사장을 거니는 시민들을 밤늦게까지 붐볐다. 또한 민락수변공원에는 돗자리를 펴고 앉아 회를 먹으며 밤바다의 정취를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강원 강릉시 경포대와 속초 해변에도 밤바다의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해변을 산책하거나, 백사장 뒤편 솔밭에 앉아 시원한 밤바람을 맞는 가족 단위 피서객으로 넘쳤으며, 남대천 등 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 주변 둔치에도 돗자리를 펴고 가볍게 담소를 나누며 더위를 식혔다.
또한 대구 시민들의 대표적인 휴식처인 수성못에도 늦은 밤에도 트랙을 따라 걷기 운동을 하거나 수성못 주변의 야외 테라스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열기를 잊으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직장인 김모(44·고양시) 씨는 "에어컨을 끄면 바로 숨이 턱턱 막히고 켜면 냉방병이 걱정돼 밤새 뒤척였다"며 "잠을 제대로 못 자 월요일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더위로 인한 직접적인 건강 피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6년 여름 들어 현재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총 636명에 달하며, 폭염으로 인한 추정 사망자도 2명 발생했다.
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