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3억 날렸다"던 정신과 의사…"투자 우울증 상담 많아져"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14일, 오후 01:05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주식 투자 실패로 전 재산을 날렸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던 박종석 원장(정신과 전문의)이 “주식 문제로 오시는 신규 손님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캡처
1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한 박 원장은 “지난주 목요일부터 주식 중독이나 주식 손실, 주식 우울증을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셨다”며 최근 코스피 지수 급락으로 손실을 보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상황을 언급했다.

앞서 박 원장은 지난해 12월 ‘유퀴즈’에 출연해 2017년과 2018년 주식 투자로 3억2000만원의 재산을 날렸다고 고백했다. 박 원장은 당시의 경험을 극복한 뒤 우리나라에서 드문 주식 중독 전문 정신과 의사가 됐다고 했다.

이날 박 원장은 주식 투자자들의 심리 중 포모(나만 흐름에서 소외되거나 중요한 기회를 놓칠까 봐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에 대해 설명하면서 “단톡방에서 누가 ‘SK 하이닉스로 2억 벌었다’ 이런 걸 보면 그 충격이 칼에 찔린 것과 불에 데인 것과 똑같고, 전치 4주 정도의 통증을 느끼는 뇌 부위가 증명이 됐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포모에 취약한 이유에 대해 “우리 나라 사람들의 주식 계좌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게 코로나 이후부터다. 우리는 코로나 이후에 사회적 차단과 심리적 차단이 되면서 더 SNS에 몰입할 수밖에 없게 됐다. 와이파이가 너무 잘 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타인의 성공과 명예, 타인의 비즈니스, 타인의 강남 아파트, 타인의 부의 자랑, 이게 편집된 인증샷이고 편집된 나르시시즘의 자랑에 불과한데 그거에 대해 너무 열등감을 느끼고 자존감의 상처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투자 초기에 이익을 거두는 ‘초심자의 행운’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카지노 슬롯머신에서 잭팟을 터진 것처럼 일상을 마비시킬 정도의 도파민적 쾌감을 준다. 자꾸 나를 반복된 쾌락으로 몰아가는 것”이라며 “그러다보니 일상을 도외시하게 되고 본업에 집중을 못 하게 되고 자꾸 ‘투자를 해서 내가 돈을 따야 된다’는 강제적인 목적에 휘둘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14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분 기준 코스피는 71.53포인트(1.05%) 내린 6,735.40을 나타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4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분 기준 코스피는 71.53포인트(1.05%) 내린 6,735.40을 나타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 원장은 현재 개인 투자자들이 빨리 큰돈을 벌겠다는 ‘속도’에 중독이 되어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친구가 ‘하이닉스로 2억 벌어서 상급지로 이사 갔다’ 그러면 돌아버릴 것 같다”면서 “하지만 휘둘리지 않아야 되고 자존감과 연결 짓지 말아야 된다”며 “우리가 갑자기 천만원, 몇억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도박적인 투자밖에 없다”며 본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주식 중독, 극심한 포모를 치료하기 위해 박 원장은 “‘주식이 몇십 프로 올랐다’, ‘상한가를 갔다’, ‘2배가 됐다’ 이런 종류의 물질적인 도파민에만 매몰되지 마시고, 일상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도파민의 분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박 원장은 “저를 보시면 된다. 저는 연대 의대 나왔고 서울대에서 강사까지 했다. 스스로 똑똑하다 생각했지만 인간은 절대 자기의 욕망을 완벽히 통제하지 못한다”며 “불안함을 느끼는 것 자체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 불안함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지금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너무 많은 변동성 때문에 괴로워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내가 투자에 적합한 사람인가’ ‘내가 여기 1000만원 정도 넣어 두고 1년 정도는 안 볼 수 있는 사람인가’ 자기 자신을 먼저 깊게 고민하시고, 종목에 휘둘리지 말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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