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쿠팡 동일인 변경 제동…김범석 지정·자료제출 요구 효력정지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14일, 오후 02:11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을 법인인 쿠팡에서 쿠팡 창업주 김범석 쿠팡Inc 의장으로 변경한 데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재판부는 동일인 변경 지정으로 쿠팡 측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처분 효력을 일시 정지했다.

쿠팡 서울 본사 (사진=연합뉴스)
쿠팡 서울 본사 (사진=연합뉴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권순형)는 쿠팡과 김 의장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사건에서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지난 5월 1일 쿠팡의 동일인을 쿠팡 법인에서 김 의장으로 변경한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고, 김 의장에게 한 자료 제출 요구의 효력도 함께 멈추도록 결정했다. 다만 효력 정지 기간은 쿠팡 측이 요구한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가 아니라 본안 판결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동일인 변경 지정과 관련 “신청인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있음이 소명된다”면서 “공공복리에 반한다고 볼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서도 행정처분성이 인정되고 같은 이유로 집행정지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지난 4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과정에서 쿠팡의 동일인을 법인에서 자연인인 김 의장으로 변경했다. 공정위는 2021년부터 쿠팡의 동일인을 법인 쿠팡로 지정해왔으나, 올해는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씨가 사실상 쿠팡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며 동일인을 변경 사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동일인은 대기업집단의 사실상 지배 주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정 결과에 따라 기업집단의 친족 범위와 특수관계인, 계열회사 관련 자료 제출 및 공시 의무가 달라진다.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해당 개인과 친족을 중심으로 한 공시·신고 의무가 확대될 수 있다.

쿠팡은 공정위 처분이 기존 판단을 합리적인 근거 없이 뒤집은 위법한 처분이라고 반발하며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했다.

지난달 16일 열린 집행정지 신청의 심문기일에서 쿠팡 측은 “쿠팡은 전형적인 외국계 기업집단으로 국내 기업집단과 구조가 다르다”며 “공정위가 국내 기업집단 기준을 외국계 기업에 그대로 적용해 외국계 기업에 대한 불필요하고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 상장사인 쿠팡이 국내 동일인 지정으로 인해 미국 법령상 요구되지 않는 정보까지 제출·공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기업과 김 의장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공정위 측은 “올해 현장 점검에서 김유석의 경영 참여를 확인해 동일인 변경 사유가 발생했다”며 “동일인 지정에는 공정위의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는 만큼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그 판단이 존중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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