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26.6.29 © 뉴스1 허경 기자
기후·에너지 분야 연구단체들이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을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발전 확대의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구속력 있는 투자 확약을 토대로 전력수요를 다시 산정하고,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관리 중심으로 공급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요구다.
기후솔루션과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녹색전환연구소는 15일 "대규모 전력수요의 등장은 화석연료를 늘릴 근거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시스템 개혁을 앞당길 계기가 돼야 한다"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엔 삼성전자와 SK 등 민간기업이 총 4755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와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6.3GW,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는 약 15GW가 필요하고,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1단계 8.4GW에서 장기적으로 18.4GW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단체들은 정부가 제시한 수요가 실제 계약과 투자 확약에 기반한 것인지 먼저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 일정과 투자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수요를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모두 반영하면 발전소와 송전망이 과잉 건설돼 좌초자산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계약이나 재무 약정 등 구속력 있는 확약이 뒷받침된 수요만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력 공급원으로 LNG 발전을 우선 검토하는 것에도 반대했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과 관련해 입지 여건에 따라 재생에너지와 원전, 일부 화석연료 발전원을 함께 활용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도 원전 확대와 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 LNG 열병합발전 추진을 정부에 요청했다.
단체들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이유로 신규 가스 발전을 자동적인 해법으로 제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유연성 자원과 수요관리, 계통 보강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남권에 계획된 재생에너지 사업을 활용하면 신규 화석연료 발전소 없이도 상당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현재 호남에서는 수도권으로 보내는 송전망이 포화되면서 32.8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사업이 2031년까지 접속을 기다리고 있다.
단체들은 호남에 대형 전력 수요처가 들어서면 송전 제약으로 출력이 제한됐던 재생에너지를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LNG 발전소가 추가되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충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I 데이터센터가 동해안 민자 석탄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GS가 추진하는 2.4GW 규모 동해 데이터센터 인근에는 GS동해전력의 1.19GW급 석탄화력발전소가 있고, SK가 검토하는 강릉 1GW급 데이터센터 주변에는 강릉안인화력발전소가 있다.
이들 발전소는 송전 제약으로 이용률이 낮지만, 인근에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가동을 유지할 수요처가 생길 수 있다. 단체들은 석탄 발전에 의존하는 데이터센터가 글로벌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함께 좌초자산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정부에 구속력 있는 확정 수요만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고, 메가프로젝트를 LNG 등 기저 발전원 확대의 근거로 삼지 말라고 요구했다. 재생에너지와 ESS 중심의 조달계획을 세우고, 전력·용수 공급 방안이 불확실한 용인 국가산단의 완공 일정 단축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입장문은 애초 에너지전환포럼까지 4개 단체 공동명의로 배포될 예정이었지만 최종적으로 3개 단체 명의로 발표됐다. 에너지전환포럼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고문으로 있는 단체다.
ac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