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날벼락 학생부 컨설팅 중단

사회

뉴스1,

2026년 7월 16일, 오전 07:00

김재현 사회정책부 차장
대한민국은 입시에 유난히 민감한 나라다.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풍경만 봐도 안다. 그날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다.

당일 거의 모든 직장 출근 시간은 수험생 이동 편의를 위해 한두 시간 늦춘다. 혹시 모를 지각 수험생을 위해 소방·경찰도 5분 대기조다. 영어 듣기 평가 시간에는 비행기도 못 뜬다.

수능 날만큼 예민한 시기가 요즘이다. 대입 첫 관문인 수시모집을 한 달여 앞두고 있어서다. 수시모집은 핵심 입시 통로다. 수험생 10명 중 8명이 이 전형을 통해 대학에 간다.

가뜩이나 불안한 이때 입시 현장이 술렁이고 있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오는 29일부터 입시업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컨설팅이 사실상 금지된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학생부는 수시모집 핵심 평가 요소다.

누구보다 발 빠른 사교육계도 이 조치를 까맣게 몰랐다. 당연히 학교도, 수험생·학부모도 마찬가지다. 당초 해당 법 개정안은 학생부를 사고파는 행위를 금지하는 게 골자로 알려졌었다.

사교육 학생부 컨설팅이 완전히 막히는 건 아니다. 자기 학생부로만 컨설팅을 받는 건 괜찮다. 하지만 희망 대학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려면 선배 합격생의 학생부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교육부에 따르면, 그동안 축적한 학생부나 합격생 학생부를 재가공해 컨설팅에 활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번 조치에 대한 교육부의 명분은 과도한 사교육을 막겠다는 것이다. 사교육 학생부 컨설팅 시장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사교육비 폭등을 부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교육당국이 지원하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등 최근 향상된 공공 컨설팅만으로도 충분히 사교육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도 주된 논리다.

메시지를 받아 든 입시업체들은 부랴부랴학생부 컨설팅 사업을 접거나 중단에 나섰다.메가스터디·진학사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곳들이다.

당초 이들 업체는 온라인 학생부 컨설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몇만 원만 받았다. 사교육 서비스라도 수험생·학부모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었지만 순식간에 기댈 곳이 사라졌다.

법망을 피하기 쉬운 대면 컨설팅 업체들은 웃고 있다. 일부는 올해 초 일찌감치 컨설팅 예약을 마감했지만 예상치 못한 호재에 알음알음 추가 고객을 모집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머릿속에 수백수천 명의 학생부 기록이 들어 있는 대학 입학사정관 출신 운영 컨설팅 업체도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교육부가 이번 조치를 도입한 건 십분 이해할 수 있지만 적용 시점이 아쉽다. 법 개정안 적용 직후인 8월은 본격적인 수시·학생부 컨설팅 시즌이다. 그즈음 막판 1학기 기말고사 성적까지 반영된 학생부를 토대로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던 수험생·학부모 입장에서는 날벼락이다.

올해 고3은 특히 고달프다고 한다. 이들은 첫 사교육 학생부 컨설팅 금지 대상까지 되면서 입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사실상 내년이 없어 벼랑 끝 심정인 수험생·학부모는 고액 컨설팅 시장을 기웃댈 가능성이 크다.

개정안 시행 전까지 고작 2주 남았다. 현재 제한된 대입 정보 공개 범위를 좀 더 넓히거나 공공 서비스 수혜 대상을 늘리는 등 불안한 수험생·학부모를 달랠 추가 보완책이 시급한 때다.

kjh7@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