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선배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맡아 항소심에서 감형해 준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 모 부장판사가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3.23 © 뉴스1 구윤성 기자
고등학교 선배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의 항소심을 맡아 피고인들의 형을 감경하고 3000만 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현직 부장판사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모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7기·44)의 첫 공판을 열었다.
김 부장판사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전주지법 재판장으로 근무하며 자신의 고교 선배인 정 모 변호사(연수원 36기·48)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이 맡은 사건 21건 중 17건의 형량을 1심보다 감경하고, 약 33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공소사실을 밝히며 "김 부장판사와 정 변호사가 해당 사건들의 공판기일과 선고기일 전후로 수시로 연락했다"며 "원심과 비교해 양형 사정에 별다른 변화에 없는데도 형을 감경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도로교통법 위반 음주운전 관련 항소심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5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음에도 벌금 500만 원으로 감경한 사건 등을 제시했다.
또 김 부장판사가 배우자의 바이올린 교습소 운영을 위해 정 변호사 측이 소유한 상가를 1년간 무상으로 제공받아 1400만 원 상당의 이득을 취하고, 교습소 공사비 1500만 원 상당을 정 변호사에게 대납하게 했다고 밝혔다. 현금 300만 원과 식사비 향응 등도 포함됐다.
이날 김 부장판사와 정 변호사는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김 부장판사 측은 "이 기소는 공수처의 억측과 추측에 의한 무리한 기소"라면서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고 했고, 정 변호사 측도 "전체적으로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김 부장판사에게 단 1원도 지급한 사실도,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사실도 없다"며 "법정 밖에서 김 부장판사와 재판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현금 300만원에 대해서는 자신의 아들이 김 부장판사의 배우자로부터 받은 바이올린 수업의 대가였다면서 "이게 어떻게 뇌물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 3일에 다음 공판기일을 열기로 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5월 전북경찰청에 고발된 이 사건에 대해 이첩 요청권을 행사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올해3월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소명 부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두 달간 추가 보완 수사를 거쳐 지난 5월에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zionwkd@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