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라건아 세금 분쟁' 가스공사 신인 선발권 박탈 처분 '제동'

사회

뉴스1,

2026년 7월 16일, 오후 10:02

한국가스공사의 라건아. 2026.1.22 © 뉴스1 김진환 기자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라건아의 세금 납부 문제로 한국농구연맹(KBL)로부터 차기 시즌 신인선수 선발권을 박탈당한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해당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법원이 받아들였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이상훈)는 지난 13일 한국가스공사가 KBL을 상대로 낸 제재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KBL의 제재가 무효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며 가스공사의 피보전권리(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인정했다. 또 처분의 효력이 유지될 경우 가스공사가 신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선수를 선발하지 못하는 중대한 불이익을 당하고 본안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이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분쟁은 라건아가 부산 KCC 소속이던 2024년 1∼6월 발생한 종합소득세 약 3억 9800만 원의 부담 주체를 둘러싼 KBL과 가스공사 간 갈등에서 시작됐다.

KBL은 2024년 5월 라건아의 신분을 귀화 선수에서 외국인 선수로 변경하면서 향후 타 구단과 계약할 경우 일반 외국인 선수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KBL 이사회는 라건아가 부산 KCC 소속으로 뛴 2024년 1~6월분 종합소득세를 차기 계약 구단이 부담하도록 의결했다. KBL 이사회는 10개 구단이 참석해 의결하는 구조다.

이후 2025-26시즌 라건아를 영입한 가스공사가 해당 세금을 납부하지 않자, KBL은 지난 1월 재정위원회를 열어 '이사회 결의 사항 불이행'을 이유로 제재금 3000만 원을 부과했다.

KBL은 이어 지난 4월 재정위를 다시 열고, 외국인 선수 재계약 결과 제출 마감일인 지난달 29일까지 세금 납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차기 시즌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박탈하겠다고 했다.

가스공사가 끝내 세금을 납부하지 않자, KBL은 제재를 부과하고 라건아의 재계약 등록도 보류했다.

가스공사 측은 지난 8일 심문기일에서 "KCC가 KBL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종합소득세를 합리적 이유 없이 전가했다"며 "유사한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중징계로 피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KBL에서 요구하는 세금 납부는 배임 위험이 있어 이행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결론이 나와야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고 신속한 결론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KBL 측은 "가스공사는 이사회 결의를 위반해 라건아가 직접 세금을 부담하게 했다"며 "이사회 결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KBL 리그를 운영할 수 없다"고 맞섰다.

또 "다른 구단들은 라건아를 영입하면 세금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부담 때문에 포기한 구단들도 여럿 있다"며 "다른 구단에서 이사회 결의를 위반해도 되는 거 아니냐는 항변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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