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아파트 신축공사현장. © 뉴스1 구윤성 기자
건설업 취업자가 2023년 이후 4년째 감소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2025년 한 해에만 12만 5000명 줄며 감소폭이 급격히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 내내 건설업 취업자가 월별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건설 경기 부진이 고용시장 전반을 압박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분양 누적, 자금 경색, 착공 축소에 공사비 상승까지 겹치며 건설업 고용 악순환이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년째 줄어든 건설업 취업자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는 2021년 7만 4000명 증가에서 2022년 3만 3000명 증가로 증가 폭이 둔화된 뒤 2023년 9000명 감소하며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후 2024년 -4만 9000명, 2025년 -12만 5000명으로 감소 폭이 해마다 커지며 감소세가 구조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들어서는 감소 흐름이 더 짙어지고 있다. 2026년 건설업 취업자 증감은 1월 -2만 명, 2월 -4만 명, 3월 -1만 6000명, 4월 -8000명, 5월 -4만 3000명, 6월 -6만 7000명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내내 취업자가 감소한 데다 5월과 6월에는 감소폭이 다시 커지면서 고용 부진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전체 고용 흐름과 비교해도 건설업의 부진은 도드라진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는 증가세와 보합을 오가고 있지만 건설업만은 연속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며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업이 경기 민감 업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 부문의 취업자 감소는 경기 둔화 신호로도 해석된다는 분석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의 모습. © 뉴스1 김도우 기자
건설사 폐업 2092곳…일자리 기반도 붕괴
건설업 고용 감소는 기업 기반 약화와 맞물려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폐업한 건설사는 2092곳으로 집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종합건설사 폐업은 378곳으로 전년보다 늘었고, 5년 전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 사업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면서 고용 창출 능력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요 측면에서도 악재가 겹쳤다.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5239가구로 이 중 지방 물량이 4만 6638가구, 비중으로는 약 71.5%를 차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은 2만 9350가구에 달하며 이 가운데 비수도권이 2만 4522가구로 약 83.5%에 이르는 등 '악성 미분양' 부담이 지방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미분양 누적은 분양 수익 지연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자금 경색과 신규 착공 축소로 연결된다.
착공이 줄어들면서 현장 일감이 빠르게 줄고, 이 과정에서 일용직 중심의 단기 일자리뿐 아니라 상시 인력 수요까지 함께 위축되며 취업자 감소를 키우는 악순환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남양주 시내 한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의 모습. © 뉴스1 김도우 기자
공사비 지수 5.1%↑…철근 자재비가 뇌관
공사비 상승과 자재 수급난도 취업자 감소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5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7.67로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했다. 중동전쟁 이후 글로벌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자재 수급에 불확실성이 커졌고, 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공사비 상승 압력이 완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재별로는 철근 계열 부담이 두드러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시멘트, 레미콘은 대체로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반철근 생산자·시장가격지수가 모두 강세를 나타내며 철근 중심의 자재비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철근 가격 강세는 대형 현장뿐 아니라 중소 현장의 수익성까지 압박하면서 건설업체들의 고용 여력을 빠르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건설비용 상승을 건설 경기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공사비가 오르면서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건설투자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이 과정에서 사업성 악화가 인력 운용 축소, 신규 채용 중단 등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경로가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 뉴스1 신웅수 기자
"더 나빠질 수 있다" 건설업 고용 경고등
업계에서는 향후 고용 지표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착공 감소와 사업 축소가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일정 시차를 두고 취업자 감소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하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 과정에서 중소·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압력이 커질 경우, 현재의 취업자 감소 흐름이 '고용 충격'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현장의 체감 위기도 만만치 않다. 지방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미분양과 공사비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신규 사업을 사실상 멈춘 곳이 적지 않다"며 "그동안 버티기 모드로 유지해 온 인력 구조도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 인력 감축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자금 조달 부담과 미분양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건설업 고용은 단기간에 회복 동력을 찾기 어렵다"며 "비용 상승과 투자 위축이 동시에 이어지는 구조에서는 취업자 감소 흐름 역시 쉽게 꺾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joyongh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