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직접 살겠다"는 집주인의 말은 임대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무적의 단어'일까. 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봤다.
1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임대인 A 씨는 임차인 B 씨와 임대차 보증금을 2억3000만 원으로 하고 2024년 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오피스텔 한 호수를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약 1년 반 동안은 두 사람 사이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약 3개월 앞둔 시점부터 불협화음이 일기 시작했다.
임대인 A 씨는 2025년 11월 B 씨에게 임대차 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내용의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다. 또 세 차례에 걸쳐 갱신을 거절하는 문자를 보냈으며, 2025년 12월에 다시 한번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다. A 씨는 계약 갱신을 거절했으므로 B 씨가 보증금을 돌려받고 부동산을 인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임차인 B 씨의 입장은 달랐다. B 씨는 자신이 2025년 12월에 A 씨에게 임대차 계약 갱신을 요구했으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계약이 갱신됐다고 맞섰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제6조의3 제1항은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 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두 사람의 팽팽한 대치는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A 씨는 소송에서 "실제로 해당 오피스텔에 거주할 것이기 때문에 적법하게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임대인이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해 계약 갱신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A 씨의 '실거주 목적'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6단독 정찬우 부장판사는 A 씨가 "2억300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부동산을 인도하라"며 B 씨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 씨에게 해당 오피스텔에 실거주할 목적이 없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새 임차인을 받아 보증금을 올려 계약을 체결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A 씨가 지난해 6월 B 씨에게 임대차 계약을 갱신할 의사가 있는지 물으면서 '처남이 거주할 수도 있다', '계약 당시 너무 싸게 해서 계약서를 다시 쓰고 싶다', '보증금을 2억8000만 원으로 증액하려고 한다', '이사 예정인데 1가구 2주택 소유라 대출을 못 받아서 집과 오피스텔을 처분해야 한다'고 말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후 A 씨가 실거주 목적으로 밝히며 계약 연장을 거부하자, B 씨는 A 씨에게 임대차 보증금 자금조달계획을 요구했다. A 씨는 이를 거부했는데, 법원은 A 씨가 실제 거주 의사가 있었다면 자금조달계획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도 이를 거부한 것은 새 임차인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기로 계획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이 사건 소장에서 현재 부모님, 배우자, 자녀 2명이 한 주택에 거주하고 있어 주거 공간이 매우 협소한 상황이고, 이에 원고와 배우자, 자녀 2명이 해당 부동산으로 이주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해당 부동산은 약 12.5평의 거실과 침실 1개인 곳이므로 원고 부부와 아들, 딸 등 성인 4명이 같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는 2026년 1월 기존 거주지에서 해당 부동산을 이사하기 위한 이사계약서를 실제로 체결하고 이사 준비를 마쳤다고 주장하나, 법적 분쟁 상황에서 향후 소송에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사계약서만으로는 원고의 실제 거주 의사를 확인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