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약국. 기사와 무관함(사진=연합뉴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을 현행 11개에서 법상 최대인 20개 품목으로 확대하고, 약국과 24시간 편의점이 모두 없는 이른바 ‘무약촌’에서는 일반 소매점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약사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12월까지 품목 지정 고시와 제도 개선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논란은 대표 확대 후보 품목에서 불거졌다. 디옥타헤드랄 스멕타이트는 그동안 오남용 우려가 적고 안전성이 높다는 이유로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일 해당 성분의 허가사항을 변경했다. 24개월 이상 소아 급성 설사 적응증을 삭제하고, 만 19세 미만 소아·청소년에 대해서는 처방과 사용을 제한하도록 했다. 새롭게 확인된 안전성 정보를 반영한 조치다.
약사단체는 정부 정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안전상비의약품 제도는 심야와 공휴일 등 약국 이용이 어려운 시간대의 의약품 접근성을 보완하기 위해 24시간 편의점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된 제도인데, 이를 일반 소매점까지 확대하는 것은 제도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안전성이 높다는 이유로 확대 후보로 검토되던 성분이 오히려 사용 제한 대상이 된 상황에서 정부가 판매 품목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김위학 서울시약사회장은 “한 손으로는 아이들에게 위험하다며 사용을 제한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판매하는 곳을 늘리겠다는 것은 명백한 자기모순”이라며 “의약품 안전성은 약사의 전문적인 관리 아래에서 담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약사단체는 의약품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해결책은 판매처 확대가 아니라 공공심야약국 확충과 단골약사제 도입 등 공공 인프라 강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품목 지정 고시를 개정하고, 무약촌 판매기준 완화를 위한 약사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약사단체가 확대 방침 자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연말로 예정된 제도 개편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