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매달 연금줄게" 같은 농아인들 돈 4억원 먹튀한 농아인

사회

뉴스1,

2026년 7월 19일, 오후 01:03

농아인들을 대상으로 가짜 연금 상품 가입을 유도한 A 씨 밑에서 일한 팀장이 피해자들에게 보낸 홍보 영상. 이 영상에는 "회원 여러분, 10만원(을 넣으면) 10만원을 보너스로 꼭 드리겠다. 약속하겠다"며 "A 대표에게 송금하실 때 10만원을 꼭 보내달라"고 수어로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피해자 제공)

자신과 같은 농아인(청각·언어 기능에 모두 장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매달 연금을 주겠다'고 홍보해 4억원 대의 돈을 떼먹은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0일 사기 혐의로 50대 여성 A 씨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제출된 진정서에 따르면 A 씨가 대표를 맡은 사기 조직은 2024년 농아인들에게 '회비 15만원만 내면 6개월 이후 매달 250만원씩 평생 지급하겠다'며 연금 상품 가입을 권유했다.

이 조직은 매달 5만~10만원을 추가로 입금하면 받을 금액의 2배를 지급하겠다며 돈을 추가로 뜯어냈지만, 피해자들에게 돈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했다.

대표인 A 씨 밑에 8명의 팀장이 각각 100여명의 회원을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팀장들 대다수도 농아인이며, 총 피해액이 4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피해자들에게 보낸 홍보 영상에는 "회원 여러분, 10만원(을 넣으면) 10만원을 보너스로 꼭 드리겠다. 약속하겠다"며 "A 대표에게 송금할 때 10만원을 꼭 보내달라"고 수어로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홍보 영상에서 "지금 보고 계신 이 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유포할 경우 용서는 없다. 관련해서 정보를 유출해서도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농아인이 같은 농아인을 대상으로 벌이는 범죄는 과거에도 다수 일어났다. 수어를 사용하고 같은 장애를 가지고 있어 같은 농아인을 쉽게 의지한단 특성을 악용한 범행이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같은 농아인 500여명을 상대로 투자 사기 범행을 저질러 280여억원을 가로챈 '행복팀' 사건이 대표적이다. 또 농아인 172명에게서 10억 885만원을 편취한 농아인이 지난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20년 2월부터 같은 해 5월까지 농인 모임에서 가입금의 3배를 곗돈으로 지급하겠다며 계원을 모집해 돈을 뜯었다.

경찰은 조만간 피해자들을 불러 조사해 사건 경위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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