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외국인을 단순한 교육 대상이 아니라 미래 정착 인구이자 산업 경쟁력을 지탱할 인재로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해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외국인 초중고생의 조기유학을 활성화해 지역 정착 기반을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문기술 연수 제도를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력 양성 체계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공종렬 행정사]
현재 국내 외국인 유학생 제도는 전문대 이상 학위 과정과 어학연수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에 따르면 2026년 5월 기준 유학비자(D-2) 체류자는 약 24만명에 달합니다. 일반연수비자(D-4)도 8만6000여명 수준입니다.
반면 산업체 기술연수를 목적으로 하는 기술연수비자(D-3)는 1485명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외국인 유학생 증가가 곧바로 국내 산업 인력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 2024년 외국인 유학생 졸업자는 3만6271명이었지만 취업자는 4993명에 그쳤습니다. 취업률은 개선되고 있지만 전체 산업인력 공급 측면에서는 아직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이는 현재의 유학 제도만으로는 지방 중소기업과 제조 현장이 겪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지방소멸 해법은 ‘외국인 조기유학’에서 찾아야
한국은 전체 229개 시군구 가운데 62곳이 지방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될 정도로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들 지역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단기 노동력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정착할 인구입니다.
외국인 초중고생 조기유학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한국에 와 교육받은 외국 학생은 언어와 문화 적응력이 높고, 성장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한국 사회에 정착해 지역 산업의 인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 한국 역시 해외 조기유학 경험자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제는 이를 역으로 활용해 해외 인재를 한국 사회의 미래 구성원으로 키우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조기유학 비자 신설해 지역 인구 유입 통로 만들어야
하지만 현재 한국 제도에서는 외국인 미성년자의 정상적인 조기유학이 쉽지 않습니다.
현행 유학비자(D-2)는 전문대 이상 과정부터 적용되고, 한국어 연수비자(D-4-1) 역시 고교 졸업 이상이 대상입니다.
고교 이하 교육기관 대상 일반연수비자(D-4-3)가 있지만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되고, 체류기간도 짧아 안정적인 교육과 정착 경로로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미성년 유학생의 보호자 체류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보호자는 일정 소득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국내 취업도 제한됩니다. 개발도상국 학생들이 한국 교육을 선택하기에는 현실적인 장벽이 높습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 초청을 전제로 한 ‘조기유학 특별비자(D-2-S)’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 학교와 연계해 외국 청소년을 유치하고, 보호자의 체류 조건을 현실화하며, 일정 범위 내에서 지역 경제활동 참여도 허용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전문기술 연수, 산업인력 양성 통로로 재설계해야
또 하나의 과제는 외국인 전문기술 연수 제도 개편입니다.
현재 우수사설교육기관 외국인 연수(D-4-6)는 산업인력 공급이라는 목적이 불분명합니다. 하지만 제조업과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숙련 기술자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대체 인력 확보가 시급합니다.
특히 지방 제조업체가 필요한 전문기술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외국인 인력 통로는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D-4-6 제도를 단순 연수가 아니라 산업 맞춤형 기술인력 양성 과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학 부설 전문기술 교육기관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제조·첨단산업 중심의 교육 과정을 설계해야 합니다. 또한 관련 분야 전문학사 이상 외국인을 대상으로 선발하고, 1년 집중 기술교육 과정을 운영한 뒤 수료자의 취업 전환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한국어 능력과 기술 역량 기준은 명확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외국인을 ‘노동력’이 아닌 ‘미래 인재’로 봐야
인구 감소 시대에 외국인 정책은 단순히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한국에서 교육받고 성장한 외국 청소년과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익힌 전문 인력은 미래 한국 경제를 지탱할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지방소멸과 산업인력 부족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습니다. 교육과 정착, 취업이 연결되는 장기적인 인재 확보 전략이 필요합니다.
외국인 조기유학 제도화와 산업 맞춤형 전문기술 연수 확대는 한국이 미래 생산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