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방치된 화분 가져다 보살핀 할머니 무죄받았는데…檢항소

사회

뉴스1,

2026년 7월 20일, 오전 07:00


식당 앞 방치돼 일부 말라비틀어진 화분을 가져다가 보살핀 70대 여성이 절도 혐의로 기소됐으나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항소한 후 벌금형을 재차 구형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모 씨(73)는 2024년 10월 하순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서울 금천구 소재의 한 분식집 테라스 앞에 방치된 화분 3개(시가 합계 45만 원 상당)를 허락없이 가져갔다.

김 씨는 해당 분식집이 수개월간 문을 닫은 것처럼 보였고, 테라스에 놓인 식물도 일부 말라진 채 방치돼 있어 버리는 화분인 줄 알았다. 절도의 고의를 갖고 가져온 게 아니라는 게 김 씨의 주장이었다.

분식집 주인 역시 가게를 비우는 등 영업을 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고, 화분을 분실한 사실도 2024년 11월 10일이 돼서야 인지했다고 했다. 스스로도 식물 관리를 잘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애초 이 사건은 검찰의 벌금 70만 원 약식명령에 불복한 김 씨의 요청으로 정식 재판이 열린 것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주석 부장판사는 이 같은 사정 등을 고려해 지난 1월 14일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벌금 70만 원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식물의 생장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던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피해자는 식물을 방치했던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피고인 역시 주변인 왕래가 왕성한 저녁 시간대에 화분을 수레로 싣고 갔으며, 특별히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평온하게 이동한 모습이 폐쇄회로(CC)TV 기록으로도 확인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버려진 화분들이라 생각하고 절취의 고의 없이 가지고 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1심의 무죄 선고에 사실오인·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했으며, 지난 14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도 원심과 동일한 벌금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8일 오후 2시 열린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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