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 증거 인멸 혐의를 받는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A 경감이 지난 8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방송에서는 장윤기 사태를 둘러싼 최근 국가수사본부의 수사 상황과 함께 부실 수사의 의도성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손수호 변호사는 “국가수사본부는 광산서 수사팀이 살인 범행 다음 날 이미 장윤기가 스토킹 강간 사건 용의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수사관이 관련 내용을 포함해 올린 수사 보고서를 팀장이 빼라고 지시했고 성적 목적으로 몰아가지 말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형사과장이 강간 살인이 아닌 일반 살인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는 담당 수사관의 진술을 국수본이 확인했다”며 “국수본이 수사팀장 조사 과정에서 당시 광산서장이 ‘남양주 사건을 조심해야 된다’는 취지로 수사팀에게 여러 번 말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발생한 ‘남양주 스토킹 보복 살해 사건’과의 연관성에 대해 손 변호사는 “당시 범인이 자신을 신고한 피해자를 보복 살해하자 대통령이 공개 질타했고 담당 서장 등 16명이 징계위에 회부돼 경찰 조직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산서장이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조심하라고 말한 것”이라며 “관할 지역에서 스토킹범 대응을 제대로 못 해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는 질책과 문책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강간 살인이 아닌 보통 살인으로 결론 내며 성범죄 연관성을 지우고 감추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손 변호사는 지휘부의 책임 회피 목적 외에도 경찰 가족 비호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윤기의 부친이 전남 광주 지역의 경감급 간부라는 점을 짚으며 “성범죄 관련성을 지우는 것은 지휘부의 문책 회피용이기도 하지만, 피의자 장윤기와 그의 아버지 입장에서도 형량을 줄일 수 있는 대목”이라며 “누군가의 청탁이나 부탁, 혹은 경찰들 사이에 오랜 시간 굳어진 부당한 봐주기 수사 품앗이가 작동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 광산경찰서가 과거 담당했던 또 다른 부실·강압 수사 사례와의 유사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손 변호사는 방송에서 두 장의 사진을 제시하며 “이 사건은 장윤기 사건이 아니라, 같은 광산경찰서가 지난 2018년에 수사했던 또 다른 사건의 증거 자료”라고 소개했다.
해당 2018년 사건은 전직 경찰서장의 자녀가 연루된 사안으로 확인됐다. 당시 한 남성이 여자친구에 대한 감금·상해·성폭행 혐의로 구속돼 8개월간 수감됐으나, 재판 결과 성범죄와 상해 혐의는 전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반면 고소인이었던 전직 서장의 자녀는 상해 및 모해위증죄로 최종 유죄 판결을 받는 법정 반전이 있었다.
손 변호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광산서 경찰들이 조사 과정에서 남성에게 100회 이상의 적나라한 욕설과 폭언을 쏟아부었고 ‘변호사가 와도 소용없다, 우리가 쫓아낼 것’이라며 으름장을 놨다”고 폭로했다.
특히 경찰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CCTV 영상의 고의 변환 의혹을 제기했다. 구청이 제공한 원본 컬러 영상을 채도가 없는 흑백 영상으로 변환해 제출했다는 설명이다.
손 변호사는 “컬러로 보면 여성이 스스로 차량에 탑승하는 장면이 명확히 보이는데, 이를 흑백으로 바꾸자 헤드라이트 불빛이 번지면서 강제로 태운 것인지 혼자 탄 것인지 구분이 불가능해졌다”며 “고소인 측에 유리하도록 경찰이 고의로 증거를 왜곡했을 가능성을 인권위가 매섭게 지적했던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수사관들에 대한 고소 건은 최종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으나, 수사기관이 피의자 신분에 따라 권력을 남용했다는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손 변호사는 “이번 수사 은폐 의혹은 결코 특정 지역 경찰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 수사기관의 신뢰가 걸린 중대한 사안”이라며 “검찰과 경찰은 지휘부의 조직적 개입 여부와 유착 관계를 완전히 파헤쳐 국민 앞에 상세히 밝혀야만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