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가정에서 나온 사용 주사기는 의료폐기물이 아닌 생활폐기물로 분류한다. 이를 관리하고 안내하는 체계는 사실상 제도 밖에 머물러 있어 새로운 정책 사각지대로 떠오르고 있다.
비만주사 위고비 (사진=로이터)
가정에서 사용한 주사기는 병원에서 발생한 의료폐기물과 달리 생활폐기물로 처리된다. 의료폐기물은 의료기관 등에서 발생한 폐기물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관리 책임은 각 지방자치단체에 있지만 전국적으로 통일된 회수 체계와 관리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의료폐기물은 전용 용기에 담아 전문업체가 수거·소각토록 되어있지만 가정에서 나온 사용 주사기는 생활폐기물로 처리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사용한 주사바늘을 두꺼운 플라스틱 용기나 페트병에 넣어 밀봉한 뒤 종량제봉투를 통해 배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기후부 관계자는 “자가주사기는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의료폐기물이 아닌 생활계 유해폐기물에 해당한다”며 “지자체가 안전한 배출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생활폐기물 관리 체계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권고사항일 뿐 법적 의무는 아니다. 실제 안내 방식과 운영 수준은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별도의 회수 체계를 운영하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
의료기관과 약국에서도 자가주사 처방 시 사용법과 보관법은 설명하지만 폐기 방법까지 체계적으로 안내하는 시스템은 없다.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보건소나 지자체에서 세부 배출 기준을 알려준 적이 없다”며 “일일이 알기 어려워 환자에게 일관된 정보를 제공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대한약사회도 현행 제도의 한계를 인정한다. 약사회 관계자는 “사용한 주사기는 약국이 임의로 회수할 법적 근거나 처리 체계가 없다”며 “생활폐기물은 지자체 소관이지만 중앙정부 차원의 최소한의 관리 기준과 안내 체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쓰고 남은 주사기와 채혈침 처리에도 혼란을 겪고 있다. 자가주사용 비만치료제를 사용 중인 한 환자는 “처방받는 병원에 쓰고 남은 주사기를 모아 가져가고 있다”며 “다른 사용자들은 밀봉하지 않은 채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자가주사가 일상화된 만큼 제도도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자가주사 환자가 제한적이었지만 지금은 비만치료제까지 보편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생활폐기물이라는 현행 분류를 유지하더라도 환자 교육과 전국 공통 가이드라인, 회수 체계 마련 여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