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잃고 막노동하다 대기업 합격…'나 잘 컸다고 말하고 싶다'" 먹먹

사회

뉴스1,

2026년 7월 21일, 오전 05:00

클립아트코리아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보육시설에서 성장한 한 대기업 직장인의 사연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나도 엄마 아빠가 있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초등학교 입학 전 부모와 함께 마트에 가던 길, 대형 트레일러가 차량을 덮치는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님은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고 나는 3일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며 "불행히도 혼자 살아남았다"고 회상했다.

사고 이후 삶은 더욱 힘겨웠다. 친인척 누구에게도 맡겨지지 못한 채 보육시설에서 생활하게 됐고 시설을 두 차례나 옮기며 여러 지역을 떠돌았다.

학창 시절도 순탄하지 않았다.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고 기부받은 헌 옷을 입고 다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지'라는 놀림까지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방학마다 굶어 죽지 말라고 라면과 두유를 박스로 지급했는데 학교와 시설을 세 번이나 왕복해 직접 옮겨야 했다"며 "차라리 돈으로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기숙사가 있는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해 시설을 나오려 했지만 학교에서도 폭행을 겪으며 결국 자퇴했다.

이후 물류창고, 건설현장, 수산시장 얼음 배달, 노래방 카운터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잘 곳조차 없던 시절에는 시골 마을 노인정, 옥상 물탱크 안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조금씩 돈을 모아 모텔 달방을 얻은 뒤에는 낮에는 현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하루 두 시간씩 공부를 이어갔다.

결국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용접과 전기, 가스 등 기능 자격증을 취득한 끝에 현재의 직장에 입사할 수 있었다.

그는 면접 당시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한 번도 안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고 울면서 하소연했는데 운 좋게 뽑혔다고 전했다.

글 말미에는 부모를 향한 그리움도 털어놨다. A 씨는 "엄마, 아빠 생신이 여름쯤이었던 것 같다"며 "내일 촛불을 불며 '나 잘 컸다고, 나 잘살고 있다고, 앞으로도 잘 살아갈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휴나 명절이 내게 큰 의미는 없지만 다른 사람들은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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