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의 두 점 접바둑 3번기 첫 대국을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2026.7.17 © 뉴스1 구윤성 기자
인공지능(AI) 카타고를 제압, 시리즈 2승1패를 거둔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이 "인간이 AI를 상대로 버틸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신진서 9단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기신전 3국에서 2점 접바둑을 두고 221수 만에 흑 11집 반 대승을 거뒀다.
1국을 내줬던 신진서 9단은 2·3국을 연달아 승리하며 AI를 상대로 2승1패의 우위로 시리즈를 마쳤다.
이번 경기는 2016년 3월 이세돌 9단이 AI 알파고에 1승4패로 패한 이후 10년 만에 다시 열린 재대결이었는데, 인간은 10년 만에 AI에 깔끔하게 설욕했다.
바둑 AI는 그래픽카드의 품질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는데, 카타고는 이번 대국을 위해 RTX 3090 그래픽카드 4장을 병렬 연결한 전용 시스템에서 가동됐다.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연산 환경이었는데 신 9단이 이를 누른 것.
역사적인 승리를 거둔 신 9단은 대국당 5000만원씩 총 1억5000만원의 대국료, 1승당 5000만원 승리 수당으로 총 1억원, 2승 부상으로 고급세단 제네시스 G90을 받았다.
바둑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제3국에서 인공지능(AI) ‘카타고(KataGo)’와 대국을 펼치고 있다. 2026.7.21 © 뉴스1 이광호 기자
이날 카타고는 화점에 둔 1·2국과 달리, 3국을 소목으로 출발하며 변화를 줬다. 신 9단은 잠시 고민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우하귀 소목을 첫수로 두며 대응했다.
이후 신 9단은 전투 없이 인내하면서 집싸움에 충실하는 전략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특히 우상귀 접전에서 귀의 실리를 카타고에 내주는 대신 상변과 우변에 두터운 세력을 구축, AI보다 한 수 위를 내다본 게 백미였다.
1국에서는 70수, 2국에서는 160수 만에 승률 99%가 내려가기 시작했지만, 이날은 99% 아래로 단 한 번도 내려오지 않는 우위를 유지했다.
신 9단은 끝내기에서도 형태를 만드는 데 집중하며 실수하지 않았고 오히려 10집 반에서 한 집을 더 벌려, 11집 반 차의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바둑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제3국에서 인공지능(AI) ‘카타고(KataGo)’와 대국을 펼치고 있다.(다중노출 퇄영) 2026.7.21 © 뉴스1 이광호 기자
신 9단은 "이세돌 선배가 알파고를 상대로 10년 전 이겼을 때보다는 부족한 승리지만 인간이 어느 정도까지는 버틸 수 있다는 걸 보여드렸다"면서 "나조차도 AI를 상대로 두 점을 두고 이기기는 힘들다 생각했지만, 그 인식을 바꿨기에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수비적으로 가면 내가 실수하지 않지만 상대도 실수하지 않고, 전투적으로 가면 실수가 나오지만 오늘처럼 상대 실수도 유도할 수 있어서 뭐가 낫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AI를 모방하는 것보다는 내 스타일대로 판을 까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다시금 확인했다"고 느낀 점을 전했다.
이날 인간이 거둔 승리는 신 9단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큰 기쁨이다.
장소를 착각, 불가피하게 20분 늦게 대국을 시작했던 신 9단은 "오늘 경기에 늦었던 것을 바둑으로 보답하려고 했다. 1국에서 실력의 반도 보여드리지 못해서 팬들이 기대를 안 하실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점점 더 많은 응원을 주셔서 큰 힘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바둑에 많은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tre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