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특조위 "희생자 15명 질식사 아닐 가능성…적극적 구조 나섰어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21일, 오후 08:57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160명 중 약 10%는 질식에 의한 사망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법의학 분석 결과가 나왔다.

김문영 비상임위원 (사진=이태원참사특조위)
김문영 비상임위원 (사진=이태원참사특조위)
10·29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는 21일 오전 제62차 위원회와 기자브리핑을 열고 ‘10·29이태원참사 희생자 사인의 법의학적 검토’ 연구용역 결과 희생자 중 15명의 사망 원인이 질식이 아닌 ‘불명’으로 판단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조위는 이를 바탕으로 희생자 중 약 10%는 질식 외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부연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이 수행한 것으로 사망진단서·시체검안서·구급활동일지·병원 의무기록·변사자 조사결과보고서 등을 종합 분석했다.

성균관대 의대 조교수인 김문영 비상임위원은 “압사 사고의 사망 원인은 주로 질식으로 알려졌지만, 근육 압박에 따른 압궤증후군이나 횡문근융해증, 내부 장기 손상에 따른 복강 내 출혈 등도 사망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식이 아닌 경우에는 수시간에서 수일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건 발생 초기 현장 접근과 구조 개시가 지연됐더라도 적극적인 구조 활동에 나섰어야 하는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질식의 경우 몇 분 만에 사망 여부가 판정 나기 때문에 ‘빨리 대응했어도 구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논리의 근거로 활용돼 왔다”며 “질식으로 볼만한 소견이 확인되지 않은 분들이 전체 희생자의 약 10%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을 구조해 낸다는 건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위원은 사망 원인에 대한 조사가 부검이 아니라 시신의 외표만 관찰하는 ‘검안’으로만 진행된 점을 한계로 언급했다. 특히 검안 사례 중 약 3분의 2는 법의학 전문성이 없는 일반 의료인이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은 “검안 과정만으로는 사망 원인을 단지 ‘추정’할 수 있을 뿐”이라며 “전문가 판단에 따라 필요하다면 부검을 적극 검토·시행할 수 있는 체계적인 검시제도가 상시 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검을 통해 이태원참사 희생자에 대한 사망 원인을 진단받은 경우는 단 3명에 불과하다며 사망 원인과 시각 등을 정확하게 규명하는 데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위원은 검경 주도의 ‘사법부검’이 아닌 질병관리청장·시장·도지사 등 행정기관장이 결정할 수 있는 ‘행정부검’이 확대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위원은 “사법부검은 사법기관에서 주로 관심을 갖는 범죄 관련성 등을 밝히기 위한 목적이라면, 행정부검은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국가가 국민의 복지나 안전을 위해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시행할 수 있는 부검”이라고 했다.

그는 “사법기관이 주도하다 보니 ‘마약 혐의가 있느냐 없느냐’ 등이 관여됐던 것처럼 재난의 원인을 규명하고 희생자들의 사망 원인을 확인하는 보다 넓은 시각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사법기관이 필요로 하는 관점에서만 부검이 활용되기 때문에 부검 필요성이 자의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행정부검을 실현할 수 있는 기관과 제도가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은 “아직 군중밀집 재난에 대해 별도로 정립된 학문적, 실무적 지침이 없어 사례조사 및 추가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장 응급의료소에 대한 인계와 지휘권 이양 체계의 표준화, 실시간 병상 자원 공유 체계, 현장과 병원 기록의 연속 체계 강화 등에 대한 필요성을 함께 제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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