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 마무리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 ‘자치경찰제’가 다시 표류하기 시작했다. 지역 경찰의 유착 정황이 확인된 ‘장윤기 사태’로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급전직하하면서다.
자치경찰제는 문재인 정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 후 ‘공룡 경찰’의 탄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를 분산하기 위해 탄생한 제도다. 생활안전·교통 등 일반 시민들과 밀접한 기능을 떼 시·도지사의 지휘를 받는 자치경찰을 만들고 수사와 같은 주요 기능은 국가경찰이 맡는 방식으로 경찰을 이원화하겠다는 게 제도의 설립 취지였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출범 이후 자치경찰은 예산과 인력의 부족으로 ‘반쪽짜리’로 운영돼 왔다. 지휘체계 등에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경계선이 모호하게 남았을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은 그 차이를 전혀 알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이재명 정부는 자치경찰제 손질계획을 발표하고 2028년 7월에 완전한 자치경찰제 운영을 이끌어내겠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이 같은 계획은 소위 장윤기 사태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경찰 간부였던 장씨의 부친이 수사 증거물을 인멸하는 과정 등에서 지방 경찰과 토착 세력의 유착인 소위 ‘향찰’ 문제가 드러나면서다. 자치경찰이 자리를 잡게되면 제2, 제3의 장윤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정부가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시기야 어찌됐든 권력이 커진 경찰을 견제할 기구와 제도를 만드는 건 당연하다. 그걸 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불거진 경찰의 신뢰도 하락이다. 시민들이 현장의 경찰관을 믿지 못한다면, 내 억울함을 들어주는 경찰이 사실 다른 사람을 비호해주는 유착 세력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어떤 제도를 도입해도 ‘백약이 무효’일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수사권 조정의 성패는 어떤 조직과 제도를 만드느냐보다는 시민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치경찰제처럼 권한을 분산하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지만 먼저 지역사회와의 유착을 차단할 인사·감사 시스템과 촘촘한 외부 통제 장치를 우선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나를 위해 일하는 경찰” 이라는 신뢰를 다시 쌓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박기주 기자 (사진= 이데일리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