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2018년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해왔다.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을 올해 3월부터 시행하면서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돌봄 보장이 시작됐다.
이재명 정부도 ‘기본돌봄’을 기본사회 구현의 중요한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 수준에 따라 이용 자격을 결정하던 선별적 복지 방식에서 벗어나 누구나 자신이 살아가는 곳에서 필요한 수준의 돌봄 서비스를 기본 권리로 제공받는 기본돌봄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민소영 경기대 사회복지학전공 교수
시설 입소로 마무리하던 삶은 개인이 원하는 집과 지역에서 살아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비참여자에 비해 통합돌봄 시범사업 참여자의 요양병원 입원률은 39%, 요양시설 입소율은 77%까지 낮았다. 돌봄에 대한 투자가 사회적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2025)에 따르면 이동 및 일상생활 지원이 필요한 농촌 노인 2명 중 1명은 공적·사적 영역을 막론하고 어떠한 돌봄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은 돌봄 인력 확보가 어려워 돌봄 강도가 높거나 이동 거리가 먼 경우 민간 재가돌봄기관이 서비스 제공을 꺼린다. 자격이 있어도 재가돌봄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인구소멸지역의 돌봄 공백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문제는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된 시·군·구가 전체의 40%에 달한다는 점이다.
모두에게 돌봄을 기본 권리로 보장한다는 기본돌봄은 거주 지역에 따라 차별받고 있다. 정부는 촘촘한 돌봄을 위해 지역특화서비스 지원 비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루 3시간에 그치는 방문요양서비스, 퇴원 후 회복을 충분히 돕지 못하여 요양병원을 선택하게 만드는 재활서비스, 퇴원 직후 제때 연결되지 않는 장기요양서비스 등은 정든 곳에서 살아가기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서비스 확대만으로 모든 사람의 돌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를 전달할 체계와 기반 시설이 없다면 누구든 정든 곳을 떠날 수밖에 없다. 서비스와 인프라를 함께 설계하지 않는다면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고 두루미에게 넓은 접시를 내미는 여우의 우화와 다를 바 없다.
건강한 정주를 보장하려면 돌봄을 민간 서비스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취약지에 정부가 직접 나서 서비스를 공급할 공공기관과 전문 인력을 구축해야 한다. 기본돌봄은 누구나 필요한 돌봄을 실제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공공 돌봄 인프라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