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조작' 정황에 6·3 사태 새 국면…선관위 압수수색(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7월 23일, 오전 11:47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2026.6.14 © 뉴스1 김명섭 기자

선거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 당일 조직적으로 '투표율 조작'을 벌인 정황이 드러났다. 관리 부실 또는 직무 태만에 초점이 맞춰졌던 수사가 선관위 차원의 '통계 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차장검사)는 23일 오전부터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이 포착된 중앙선관위와 경기도 선관위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하고 있다.

합수본은 압수수색 영장에 공전자기록위작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시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추가 증거 확보를 위해 중앙선관위 및 송파·강남·서초구 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 중이다.

합수본은 중앙선관위와 경기도 선관위 압수수색과 관련해 "관계자들의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합수본은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자 수 집계 과정에서 입력 오류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전산상 통계 수치를 임의로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자 수 오입력이 발생하면 상부 보고와 결재 등 절차에 따라 수정해야 하는데, 윗선에 보고하지 않고 실무진 선에서 짬짜미로 숫자를 고쳤다는 것이다. 합수본은 선관위 실무진이 투표자 수 오입력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숫자 맞추기'를 하자고 모의한 메신저 대화 내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는 그간 사전투표와 본투표 당일 1시간 단위로 전국 투표소의 투표자 수를 집계해 투표율을 공개해 왔다. 각 투표소 투표관리관이 투표자 수를 집계해 보고하면 읍·면·동 위원회가 누적 투표자 수를 선거관리시스템에 입력하고, 이후 구·시·군 위원회와 시·도 위원회, 중앙선관위가 차례로 현황을 확인하는 구조다.

특정 투표소에서 투표자 수를 오입력한 경우 수정 지시를 거쳐 재승인 후 수치를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선관위 직원들은 보고나 승인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시스템을 임의 조작해 투표자 수를 다른 지역 투표소로 분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선관위 실무자들이 시간이 지나면 투표자 수가 늘어나 오차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수치를 조정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예컨대 한 투표소의 투표자 수가 100명인데 1000명으로 잘못 입력된 경우, 초과분을 다른 투표소 9곳에 100명씩 분산 입력한 뒤 실제 투표자 수가 늘어나면서 오차가 줄어들기를 기대했다는 것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관들이 11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 건물을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6.6.11 © 뉴스1 이호윤 기자

선관위의 조직적인 '투표율 통계 조작'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수본이 최초 수사에 착수했던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의혹은 선관위 직원들의 관리 부실 또는 직무 태만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는 고의성 입증이 까다로워 직무유기 등 혐의로 처벌되거나 단순 징계에 그칠 전망이었다.

하지만 '통계 조작'은 단순 과실을 넘어 조직적·의도적인 범법 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 만큼 사안의 무게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무진급이 손쉽게 통계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과거 선거의 통계 조작 가능성도 열려있어 수사 대상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

나아가 선관위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관리의 공정성과 투명성까지 의심받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수본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와 관련자 조사를 통해 중앙선관위 윗선까지 '투표율 조작'에 관여했는지, 과거 선거에서도 통계 조작 사례가 있었는지 등을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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