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윤씨는 초등학생 시절 처음 발작 증상을 보여 뇌전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오랜 기간 약물 치료를 이어갔지만 언제 발작이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살아야 했다. 이 때문에 윤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혼자 외출하거나 직장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윤 씨는 언니의 권유로 문화센터에서 퀼트를 배우기 시작했고, 수년간 이어온 퀼트는 그의 유일한 취미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오랜 시간 병을 안고 살아온 윤씨는 아픈 사람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렸고, 어머니가 여러 차례 입원했을 때는 형제들을 대신해 간병을 도맡는 등 가족을 위해 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지난달 27일 윤씨는 가족과 식사를 하던 중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평소 아픈 사람들을 안타깝게 여기던 윤 씨의 마음을 떠올리며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그의 마지막 선택은 6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고, 피부 조직 기증을 통해 또 다른 환자들에게도 희망을 전했다.
큰언니는 “동생이 누군가의 몸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 그나마 큰 위안이 된다”며 “세상 밖으로 나와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잔소를 많이 했는데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먼저 떠난 아버지 곁에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마음껏 하며 지냈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