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재판 노쇼' 유족 "당사자 모르게 소취하 간주 현행법 위헌"

사회

뉴스1,

2026년 7월 24일, 오전 08:40

이른바 '재판 노쇼'로 피해를 입은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앞에서 권경애 변호사(58·사법연수원 33기)에 대한 재징계 청구서 제출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9.11 © 뉴스1 이승배 기자

학교폭력 피해자 고(故) 박주원 양의 유족이 "당사자도 모르게 변호사가 재판에 나가지 않은 경우에도 소 취하로 간주한 현행 민사소송법은 위헌"이라며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 측 대리인은 대법원에 "법원과 대리인 양쪽으로부터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한 채 민사소송법의 취하 간주 조항에 따라 헌법이 보장하는 재판청구권을 침해받았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법원이 직권 혹은 소송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들여 법원에서 재판 중인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 위헌인지 심판해 줄 것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하는 것이다.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헌재에 제청하면 재판은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정지된다.

유족 측은 신청서에서 "취하 간주 조항은 당사자가 실제로 상소를 취하한 일이 없는데도 취하한 것으로 간주해, 사실심에서 다투어 볼 기회 전부와 원판결 확정에 따른 실체적 권리를 종국적으로 소멸시킨다"며 "취하 간주를 눈앞에 둔 단계에서도 본인에게 그 위험을 알리는 절차가 없고, 본인은 자기 소송이 사라져 가는 과정을 알 길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1심의 소 취하 간주라면 다시 소를 제기할 길이라도 있으나, 상소심의 취하 간주는 기판력 때문에 회복할 방법이 없다"며 "딸을 잃은 고통 속에 6년 넘게 이어 온 소송의 항소심 전체를, 그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세 차례의 변론기일과 함께 잃었다"고 호소했다.

권경애 변호사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다가 2015년 숨진 박 양의 어머니 이 씨를 대리해 학교폭력 가해자들과 학교법인, 서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냈다.

1심은 재판에 불출석한 학부모 1명에 대한 청구만 받아들이며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이 씨 측이 항소했지만, 권 변호사는 2022년 9~11월 항소심 재판에 세 차례 불출석해 패소 판결을 받게 했다.

민사소송법상 항소심 소송 당사자가 재판에 2회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1개월 이내에 기일 지정을 신청하지 않거나 새 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항소 취하로 간주한다.

권 변호사는 5개월 동안 패소 사실을 유족에게 알리지 않아 상고 기간이 지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이 씨 측은 지난 3월 재판부에 변론기일 지정을 요청했다. 민사소송규칙상 소의 취하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당사자가 기일 지정을 신청하면 법원은 반드시 변론을 열어 그 사유를 심리해야 한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권 변호사의 행위는 원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에 대한 주의 처리 의무를 고의 또는 중과실로 위반한 것이고, 위법성이 매우 중대하다"면서도 "손해배상 책임 부담과 별개로 항소 취하 간주는 민사소송법상 요건 성취로 법률에 따라 발생하는 효과"라며 소송을 종료했다. 이에 유족 측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한편 이 씨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은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화해권고결정은 권 변호사가 이행 각서에 따른 9000만 원 전액과 각각의 지연손해금 163여만 원을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에게 지급하라는 내용이다. 소송 비용 또한 권 변호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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