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을 살해한 뒤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7년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범행 당시 모친의 만류와 피해자의 애원에도 폭행을 멈추지 않았던 사실이 판결문에서 확인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오병희)는 전날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를 받는 성 모 씨(35)에게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성 씨가 지난 1월 서울 강북구 자택에서 함께 생활하던 피해자를 폭행한 뒤 목을 팔로 졸랐다고 밝혔다.
당시 때리는 소리에 잠에서 깬 성 씨의 모친은 이 장면을 보고 "그만해라. 이러다 애 죽는다"고 말렸지만, 성 씨는 잠시 헤드록을 푼 뒤 다시 폭행을 이어갔다. 피해자는 "그만 때려. 내가 잘못했어"라고 말했고, 모친은 끝내 성 씨를 말리지 못한 채 집을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이후 성 씨는 모친에게 "엄마는 공범이 되지 않도록 내가 피해자를 죽인 사실을 모른다고 하라"는 취지로 말했다. 모친이 자수를 권유했지만 성 씨는 이를 거부한 채 해외 도피 계획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결문에는 성 씨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사망 시점을 객관적 증거에 맞춰 여러 차례 바꿔 진술한 정황도 담겼다.
재판부는 성 씨가 피해자의 사망 시점을 1월 15일, 14일, 13일 등으로 번복한 점을 언급하며 객관적 증거와 배치되는 진술을 반복해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성 씨가 구치소에서 여자 친구 등과 접견하면서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될 것을 기대하거나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를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살인 혐의를 상해치사로 변경해 형량을 줄이는 데 관심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범행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발언도 했다고 봤다.
이어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죄책감보다 언론 보도로 자신과 주변인이 겪는 불편을 더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범행을 정당화하며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러한 범행 경위와 범행 후 태도 등을 종합해 성 씨에게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7년과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sb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