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곳곳을 널뛰기하듯 옮겨 다니며 '24시간 돈세탁 센터'를 차린 범죄단체의 대포계좌 공급책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김양훈)는 24일 범죄단체가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모 씨(41)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정 씨가 보석이 허가된 상태로 재판이 진행된 중에도 성실히 출석한 점을 고려해 보석 취소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제공한 접근매체가 자금세탁과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될 것이라는 사실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채 접근매체와 계좌정보를 제공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한 명의 피해자와 관련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피고인의 주된 역할이 이른바 '장집'으로서 범죄단체 수익에 필요한 대포계좌 제공에 국한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자금세탁을 직접 수행한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계좌정보를 건넨 이를 제외한 다른 조직원들을 알았다거나 그들과 소통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고 범죄단체가입·활동 등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 씨가 전달한 접근매체 수가 적다고 볼 수 없고 그 사용기간 역시 짧지 않다는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하면서도 △정 씨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비교적 크지 않은 점 △정 씨가 범죄조직 실체구조 등을 확정적으로 인식한 아래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씨를 비롯한 이들은 2022년 3월부터 3년 반 동안 총책 주거지가 있는 전주에서 송도·고덕·용인·장안 소재 신축 아파트로 옮겨 다니며 24시간 자금세탁 센터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정 씨는 대포계좌를 공급해 왔으며 이른바 '장집'이라고 불린 것으로 조사됐다.
k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