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비리부터 투표율 조작까지 '총체적 부실'…선관위 수사 확대

사회

뉴스1,

2026년 7월 24일, 오후 03:33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23일 '투표자수 전산조작' 의혹이 포착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기선관위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사진은 이날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6.7.23 © 뉴스1 김도우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구조적 병폐가 채용 비리와 외유성 출장을 넘어 '투표율 통계 조작'으로까지 번졌다. 투표율 허위 입력이 내부 관행이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당국의 수사가 과거 선거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직무 태만에서 최대 '징역 10년' 중죄까지…사태 파장 커지나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차장검사)는 지난 23일부터 중앙선관위 서버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앞서 6·3 지방선거 당일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을 포착한 합수본은 압수수색 영장에 공전자기록위작·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시하고 중앙선관위 실무자 A 씨와 경기도선관위 실무자 B 씨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A 씨는 6월 3일 한 투표소의 실제 투표자 수와 전산상 수치가 일치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B 씨에게 오입력된 인원을 다른 지역 투표소로 분산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합수본은 B 씨가 이 지시에 따라 해당 투표소 투표자 수 일부를 다른 지역에 나눠 입력했다고 보고 있다.

합수본은 이들이 투표자 수 오입력이 발생하자 정상적인 상부 보고와 결재 절차를 밟는 대신 실무진 선에서 통계 수치를 조작해 은폐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본 충청 지역 선관위에서도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을 파악했다. 경기 지역에서도 기존에 확인된 투표소 외에 허위 입력이 의심되는 투표소를 추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경기 지역에서 불거진 의혹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당초 합수본 수사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선관위 직원의 직무 태만을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 경우 고의성 입증이 까다로워 단순 징계나 직무 유기 혐의 적용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통계 조작' 정황이 드러나며 사안의 무게가 달라졌다. 단순 과실을 넘어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범법 행위로 성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형법 제227조의 2에 따르면 공전자기록위작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일례로, 최근 수원지법은 해당 혐의로 기소된 보건소 간호사 C 씨에게 징역 6개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C 씨는 신규 대상자 모집 실적을 채우기 위해, 실제 대상자 주거지에 방문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음에도 의료정보시스템에 허위 조사 내용을 입력했다.

이 밖에도 합수본은 선관위 고위 간부 자녀들의 채용 비리 의혹과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장 등 간부들의 외유성 출장 의혹도 수사 중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들이 2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뒤 압수상자를 들고 나서고 있다. 이날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의 투표율 통계 조작 정황을 포착해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공동취재) 2026.7.23 © 뉴스1 이광호 기자

"최종 투표율만 맞추면 그만"…과거 선거로 수사 확대 가능성
합수본은 투표율 허위 입력이 선관위 내부의 암묵적 관행이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합수본은 전날(23일)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 직원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최종 투표율만 맞추면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자 수를 잘못 입력해 생긴 투표율 오류를 추가 조작으로 상쇄해 최종 수치를 맞췄으니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인식이다.

합수본 관계자는 이 같은 편법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에도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6·3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이전의 선거에서도 이러한 통계 조작이 있었는지 들여다볼 가능성도 나온다. 현행법상 공전자기록 위작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전직 선관위 고위 간부에 따르면, 과거에도 투표자 수 집계 과정에서 미세한 오차를 임의로 보정해 덮어두는 행태가 존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부 감찰관과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을 역임한 류혁 변호사는 "잘못을 숨기기 위해 조작을 했는데, 그런 식으로 모면하려는 시도가 단순히 1건에 그친다고 볼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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