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메이드카페 면접 다녀와보니…"술 따라야 하나요" 묻자 "큰손은 OK"

사회

뉴스1,

2026년 7월 28일, 오전 05:30

한 메이드카페 메뉴판. 이곳에서 판매하는 최고가 샴페인은 300만 원이다. 메이드에게 주어지는 '인센티브'가 있어 샴페인을 사는 손님이 종종 있다고 한다. 2026.7.13 © 뉴스1 이동건 기자
"샴페인은 나중에 일할 때 설명해 줄게요." 메이드를 구인하는 서울 마포구의 한 메이드카페.면접자로 찾아간 여성 기자가 술을 판매하는지, 인센티브는 얼마인지 등을 묻자 메이드카페 관계자는 즉답을 피했다. 이어 "술을 따라야 하나" 묻자 관계자는 "오면 알 수 있다"며 "첫날 교육 때 다 설명해 주겠다"고 재차 말을 돌렸다.

카페는 가게 입구에 '성희롱 일절 금지', '음주 입장 금지' 등 문구가 쓰인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두꺼운 아이라인과 진한 속눈썹에 나이 가늠이 정확히 어려운, 어려 보이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서 있었다.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중년 남성 손님 주변에는 메이드 3명이 둘러앉아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카페 한 편의 냉장고에는 샴페인 6병이 보관돼 있었다.

해당 카페는 디시인사이드 메이드카페 갤러리에 '독점' 후기가 빈번하게 올라오는 곳이다. '독점권'을 쓰면 메이드는 손님이 구매한 상품 가격에 상응하는 시간 동안 1대1로 손님을 응대해야 한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생업 보탬 되고 싶으면"…'불법 없다'며 '접객'엔 여지 남기는 사장들
뉴스1 취재진은 이달 서울시 내 메이드카페 네 곳을 각각 '메이드 지원자'와 '손님'으로 찾아 취재했다.

여성 기자가 메이드카페 5곳에 지원해 2곳에서 면접을 본 결과 면접은 대부분 일반적인 아르바이트 면접과 유사하게 진행됐다. 이름, 나이, 거주 지역 등에 더해 보정 없는 사진 3~5장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요구하는 점이 특징이었다.

면접에서는 대부분 신체접촉, 성희롱 등 문제에 대해 '걱정할 것 없다'며 지원자를 안심시켰다. 위험한 상황이 있으면 '경찰을 부르면 된다'며 선제적으로 우려를 차단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대응이 대부분 표면적인 데 그쳤다는 것이다.

서울 내의 A 메이드카페는 메이드 구인 글에서부터 부적절한 행위를 엄금하고 현장을 실시간 보호한다는 내용의 근무자 안전 가이드를 강조하고 있는 가게였다.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관계자는 "스킨십 문제는 절대 없을 것"이라며 "법은 지켜가면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화가 진행될수록 조금씩 모호한 '여지'가 생겼다. 처음엔 신체 접촉과 사적인 제안에 대해 '금지'라고 설명했지만 재차 관련한 질문을 하자 "그런 거 하려면 '보틀'하면 된다"며 위스키, 샴페인 등 주류 메뉴를 보여줬다.

'춤과 노래는 불법이라 위험하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커튼을 치고 스페셜로 할 수 있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몰래 하면 그만이란 뜻이었다.

메이드카페의 대원칙은 '돈'이었다. 손님 곁에 앉아 술을 따르는 등 법적으로 일반음식점에서 금지된 접객에 대해서도 관계자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카페는 메이드가 술을 따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었으나 관계자는 "만약 이 사람이 '큰 손이다' 싶으면 따라줘도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업에 보탬이 되고 싶다면 따라도 상관없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접객의 불법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직접 관여하지는 않겠다는 태도였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손님도 메이드도 성적대화 '익숙'…'샴페인' 터뜨리면 메이드가 술 따라주고 팔짱
남성 기자가 손님으로 찾아간 현장은 한층 노골적이었다. 술 판매와 접객이 활발히 이뤄졌고 자신의 페티시즘을 메이드에게 설명하는 등 성희롱성 발언이 오가고 있었다. 손님도, 메이드도 이런 영업 분위기가 익숙한 모습이었다.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는 서울 마포구의 한 메이드카페는 현관문을 커튼으로 가리고 문은 잠근 채 영업 중이었다. 초인종을 누르니 속바지가 보일 정도로 짧은 '돌핀팬츠'를 입은 메이드들이 문을 열어줬다.

메이드들은 '체육복데이'로 지정된 이날 '돌핀팬츠'를 입고 있었다. 돌핀팬츠는 한때 일본에서 여학생 성적대상화 논란이 불거져 현재는 일본 학내에서 종적을 거의 감춘 '부르마'와 유사한 짧은 면 반바지로, 마찬가지로 성적대상화 논란이 있다.

이곳을 포함한 몇몇 메이드 카페들은 '간호사데이', '수녀복데이', '스쿨룩데이'와 같이 특정 직종, 연령대를 성적대상화 하는 날들을 두고 있다.

메뉴판에는 메이드와 할 수 있는 유료 콘텐츠 더불어 샴페인 가격이 적혀 있었다. 최고가 상품인 250만 원짜리 샴페인을 사면 메이드를 3시간 독점하고, 부가 콘텐츠 3개와 인생네컷 촬영이 가능했다.

이러한 메뉴들은 지도 앱에 등록된 메뉴판에는 없는 것들이었다. 지도 앱에는 오므라이스, 카레라이스 등 식사를 포함한 음식과 음료 메뉴만 등록돼 있었다. '진짜 메뉴판'은 촬영이 불가하고 메이드가 개별적으로 손님에게 건네주는 식으로 전달받을 수 있었다.

이곳 역시 '접객'에 엄격한 규칙을 두고 있었다. 한 메이드는 "접객 행동이 불법이니까 우린 (술을) 못 먹는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마시거나 따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이드카페들의 근무표. 특정 직업, 또는 콘셉트의 의상을 입는 날들이 지정돼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그러나 동시에 그는 "메이드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샴페인을 주문한 손님에게 '독점'된 메이드는 술을 따르고 팔짱을 끼며 몸을 기댔다. 음악 소리에 섞여 '서양 야동', '일본 야동' 같은 단어가 간간이 들려왔다.

가게 차원에서 스킨십이 심한 손님은 가게 차원에서 입장이 금지되고 있으나 이 역시 빈틈이 있었다. 가게에 설치된 '인생네컷' 부스다.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고, 폐쇄회로(CC)TV도 설치되지 않은 곳이다.

그 안에서는 백허그, 팔짱부터 허벅지를 스치게끔 만지는 것도 허용된다는 것이 근무 중인 메이드의 설명이다.

가게가 원칙적으로 사적 만남을 금지한다 해도 손님들은 이를 흔히 요구하고 메이드 역시 익숙하게 받아들였다. 기자가 가게를 나서며 SNS계정을 묻자 메이드는 '받아줄 테니 (계정을) 알려달라'고 속삭여왔다. 소위 말하는 '쯔'(메이드와 사적 관계를 맺는 것을 뜻하는 은어)가 가능하단 뜻이었다.

'메이드 독점'이 메뉴판에 명시되지 않은 메이드카페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운영하며 '새벽 영업'과 주류 판매가 활발한 서울 내 한 메이드카페는 샴페인 가격이 최대 300만 원에 이르렀지만 독점권이 별도로 기재돼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메이드들은 '독점'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한 메이드는 "(샴페인을 구매하면) 인센티브가 있으니 구매하는 손님이 꽤 있다"고 안내했다. '외출'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부정하는 대신 "모른다. 나는 경험이 없다"며 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메이드카페'도 생겨나고 있었다. 그나마 식품위생법의 규제를 받는 오프라인 메이드카페보다 한층 규제망을 이탈할 여지가 큰 곳들이다.

이곳에선 온라인 월정액 멤버십에 가입하거나 10분당 수천 원에서 만 원 언저리의 비용을 내면 메이드와 '전화 데이트', '게임 데이트' 등이 가능했다. 추가 비용을 낸 'VIP'에겐 전용 사진 열람권과 전용 소통방을 제공하기도 했다.

'온라인 메이드'로 근무 중인 이들 가운데 다수는 미성년자였다. 20명 이상이 참여 중인 한 온라인 메이드카페 VIP 전용 소통방에서는 대화 중 '고3이다', '지금 등교한다' 등 메이드가 미성년자임을 알 수 얘기가 나왔으나 이와 관련해 우려를 표하거나 제지를 요구하는 이는 없었다.

한 메이드는 개인 SNS에 테러하듯 메시지를 보내거나 아는 척, 만나자고 제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메이드들이 이러한 상황을 알리면 '사장님'이 제재에 나서기도 했으나 정작 메이드들은 '사장'이 누군지 얼굴과 연락처를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이렇듯 대다수 메이드카페는 메이드가 주류를 판매하고 술을 따르는 식의 '접객'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사실상 무허가 영업주점의 형태를 띤 불법적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법의 규제로부터 한층 자유로운 온라인으로 영업이 이어지기도 했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무허가 유흥주점을 운영한 사업주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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