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서점에 고인의 작품들이 진열돼 있다. 2026.7.28 © 뉴스1 오대일 기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용의자 X의 헌신', '투명한 나선'….
28일 오전에 찾은 서울 서초구 교보문고 강남점의 소설 코너 초입에는 일본 대표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생전에 남긴 베스트셀러가 한데 모여 있었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한산한 시각임에도 그 앞을 지나가던 방문객들은 이따금 멈춰서서 책장을 한 번씩 넘겨봤다. 일부는 히가시노를 추모하는 안내문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했다.
전날 일본 출판사 고단샤는 히가시노가 23일 새벽 대장암 투병 끝에 숨졌다고 알렸다. 국내에도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평소 그의 책을 즐겨 읽었던 독자들 사이에서는 추모와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만난 30대 여성 문 모 씨는 "평소 히가시노 작가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바로 챙겨 읽는 편"이라며 "어제도 작가의 '투명한 나선'을 읽던 중 별세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문 씨는 전날 밤 히가시노의 별세 소식을 듣고 그의 책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다음 달 5일 출간 예정인 신작이자 유작 '영원의 기억'도 읽어 볼 생각이다.
그는 "지병이 있는지는 몰랐는데 좋아하던 작가라서 마음이 좋지 않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히가시노의 작품을 찾는 발길도 늘었다. 이날 오전 10시쯤 교보문고 강남점의 직원은 큰 수레를 끌며 10권가량씩 묶인 히가시노의 책들을 분주하게 옮기고 있었다.
직원은 "어제부터 오늘까지 많게는 책 1권당 30~50권가량을 추가 주문한 상태"라며 "이렇게 추가 주문을 넣은 책들은 20~30여 종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보문고 측은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히가시노의 책을 찾는 수요가 아직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다면서도, 수요가 늘 것에 대비해 물량 주문을 소폭 늘렸다고 설명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서점에 고인의 작품들이 진열돼 있다. 1985년 방과 후로 데뷔한 뒤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 베스트셀러 다수를 탄생시킨 히가시노 게이고는 대장암 투병 끝에 68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2026.7.28 © 뉴스1 오대일 기자
점심시간이 지나자 서점이 활기를 띠면서 히가시노의 책을 찾는 이들도 오전보다 많아졌다.
히가시노의 추모 공간 앞에 멈춰 선 대학생 정 모 씨(26·남)는 "원래도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가면산장 살인사건'과 '외사랑'을 재밌게 읽었는데, 이른 나이에 별세하셨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동료와 점심 식사 후 서점을 들른 직장인 구 모 씨(30대·여)는 "오늘 식사 자리에서 히가시노 작가의 별세 얘기가 나와 궁금한 마음에 책을 구경하러 서점에 와 봤다"며 "애독자들은 상심이 클 것 같다"고 했다.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의 온라인 홈페이지 실시간 검색어 1위는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이날 오후 3시를 넘겨서까지 '히가시노 게이고'가 지키고 있다.
두 곳은 홈페이지를 통해 그의 추모전 페이지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생전 약력이 쓰인 추모전 페이지 아래에는 독자들이 자유롭게 댓글을 남길 수 있으며, 모두 부고가 국내에 전해진 27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추모전을 연다.
교보문고가 마련한 추모전 페이지는 부고가 전해진 지 약 5시간 만에 추모 댓글 100개를 돌파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는 300개에 육박하는 댓글이 달렸다.
독자들은 "20년간 한결같이 기대하게 만들어 주신 작가님의 별세가 너무나 아쉽다", "작가님 덕분에 행복했다", "오랜 시간 좋아하던 작가님이었는데 이른 죽음이 안타깝다"는 등 저마다 애도의 뜻을 표했다.
be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