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펄펄 끓는 한반도…`40도 폭염` 뉴노멀 될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30일, 오후 04:08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30일 경남 양산에서 전날(29일)에 이어 또 다시 40도가 넘는 극한 더위가 관측됐다. 벌써 2년째 7월부터 40도 넘는 기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해수면 온도가 식지 않고 있는 점, 뜨거운 공기를 유입시키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여름철 우리나라에 머무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극한 더위는 매년 반복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경남권의 폭염처럼 푄현상 등의 조건이 더해지면 여름철 40도가 넘는 더위가 일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져 무더운 날씨를 보인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져 무더운 날씨를 보인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틀 연속 ‘40도 폭염’…심해지는 극한 기후

30일 경남 양산에서는 무인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오후 1시 10분께 40.0도를 찍었다. 전날인 29일에도 일 최고기온이 40.3도로 집계됐다. 2008년 12월 이곳에서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이다. 이처럼 AWS에서 7월 중 ‘40도 더위’가 관측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AWS는 국지 위험기상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기 위한 장비로 역대 추세를 비교하는 기록으로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최근 AWS 관측망이 촘촘해지고 있어 과거보다 극한 기후를 포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기 기후통계를 작성하는 종관기상관측소(ASOS) 기록으로는 일 최고기온이 40도를 넘긴 사례는 2018년에 두 차례뿐이다. 그해 8월 1일 홍천(41.0도)·의성(40.4도)·양평(40.1도)·충주(40.0도) 등이 40도를 넘었고, 같은 달 14일에는 의성에서 40.3도가 관측됐다.

올해 7월 폭염의 특징은 경남권에 집중되는 점이다. 이에 대해 기상 전문가들은 지형적 요인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이중 열돔(이중 고기압)이 한반도 전체를 덮은 상황에서 공기가 산을 넘으면서 건조해지고 뜨거워지는 ‘푄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경남권에 폭염이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더위를 다소 식혀줄 해풍의 영향도 받지 못하는 곳에선 폭염이 더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실제 같은 날 부산에서는 북부산이 38.4도를 기록한 반면 부산시의 대표 관측지점인 부산은 34.4도로 집계됐다. 해안의 영향을 직접 받는 부산보다 내륙에 가까운 북부산과 김해·양산 등 일대의 기온이 훨씬 더 높았다.

◇끓는 바다, 하늘엔 이중 열돔…한반도 극한더위 ‘일상’

문제는 이 같은 극한 더위가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해수면 온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폭염의 원인이 되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여름철 우리나라 상공에 머무는 기간도 길어지면서 극한 더위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기상청 분석 결과 과거 10년(1973∼1982년)보다 최근 10년(2016∼2025년)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로 더 일찍 확장해 늦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기상청 폭염 특이기상연구센터장)는 “올해 6월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 주변 바다도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따뜻했다”며 “공기를 더 뜨겁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다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고온의 공기가 유입되면 습도가 올라 열대야가 나타나고, 밤사이 식지 않은 열기가 다음 날의 출발 온도 기온을 높여 낮 기온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여기에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상층부를 덮는 ‘이중 열돔’ 현상이 일상이 되면서 복사냉각을 막고 있는 것도 ‘40도 더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근거가 되고 있다.

◇폭염 무대 ‘경남→수도권’ 이동…풍향 바뀐 탓

다음달 3일부터는 하층 고기압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바람의 방향이 서서히 바뀌면서 폭염의 무대가 경남에서 수도권으로 옮겨올 전망이다. 이번 주까지는 서울 낮 최고기온이 34도 안팎을 기록 중이지만 이날 이후부터는 더 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강혜미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다음 주부터 우리나라 하층의 고기압 중심의 위치가 변함에 따라 풍향이 바뀔 수 있다”며 “서풍이 불면 산맥의 동쪽에서 기온이 더 오른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13호 태풍 ‘돌핀’(DOLPHIN)의 이동 경로에 따라 폭염은 더 심해지거나 길어질 수도 있다. 태풍 영향으로 기압계 한반도 주변의 기압계와 폭염 양상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큰 비 소식은 없는 상황이라 폭염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열질환을 막기 위해 충분히 물을 마시고 낮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을 가급적 줄여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밤에도 기온이 높게 유지되는 만큼 혼자 사는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 더위에 취약한 이들의 건강 상태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9일 일 최고기온을 전국 단위 위성 사진으로 나타낸 모습이다. (사진=기상청 위성영상)
지난 29일 일 최고기온을 전국 단위 위성 사진으로 나타낸 모습이다. (사진=기상청 위성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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