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 뉴스1 박세연 기자
형사 재판에서 변론 종결 기일에 바로 선고까지 하는 경우 재판부가 휴정하고 최종 합의를 거치는 게 바람직하지만, 이 절차가 필수적이진 않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 16일 확정했다.
A 씨는 2024년 11월 경북 안동시에서 약 5㎞ 구간을 무면허로 음주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두 차례 음주 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1심은 지난해 6월 A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 씨와 검찰이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2심은 지난해 10월 이를 기각했다.
이어 A 씨는 '합의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상고를 제기했다. 2심 재판부가 변론이 종결된 3회차 공판기일에 곧바로 선고(즉일선고)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은 1심이 선고한 형이 양형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며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을 뿐이고 판결서에는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이유가 분명하고 합리적으로 설시돼있다"고 했다.
이어 "원심이 최종 합의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형사판결을 선고했다고 단정할 수 있는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판결 선고 전 별도의 최종 합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별도 과정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대법원은 "형사 항소심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은 소송의 진행 경과와 개별 사건의 특성에 맞춰 이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종 합의 과정이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형사재판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정도로 합의 절차가 유명무실해졌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이를 위법한 공판절차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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