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민하 김현재 기자] “취업 준비 중인데 불합격 통보만으로도 스트레스에요. 그런데 사람 만나는 것까지 거절 당한다면 정말 최악이죠.”
서울에 사는 이모(25) 씨는 30일 이데일리와 만나 대학생 때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관계를 줄여나가고 있다. 불투명한 미래로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데 인간관계 갈등까지 더해지는 건 피하고 싶어서다.
이씨처럼 인간관계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장 단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은 소개팅 문화의 변화다. 단순히 나이나 사진만 보고 소개팅을 하던 과거와 달리 수십개의 조건을 대조하거나 일상까지 검증한다. 관계 실패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세대는 위험도 낭만으로 여겼지만 지금 청년들에겐 그것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란 두려움이 크다”며 “친구든 연인이든 인간관계를 효율적으로 맺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청년층의 인간관계 실패가 고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단법인 ‘오늘은’이 지난달 발간한 ‘2026 청년세대 고립보고서’에 따르면 ‘지인 중 고립문제를 겪은 사례가 있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47.1%가 ‘있다’고 답했다. 2022년(43.2%)보다 3.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실패를 우려해 관계 맺기를 조심스러워하고 있다”며 “이는 실패했을 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좋은 대학이나 좋은 직장에 들어가지 못했을 때 계속 그러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청년들이 고립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