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인 도움도, 애정도 받지 못했다'
부모님과 함께 살던 A 씨는 이러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불만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A 씨는 그러던 2025년 7월 어느 날 늦은 오후, 술을 마시던 중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와서 술값을 주고 가라. 노래방비 10만 원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가져간 10만 원으로 써라. 못 간다"며 "네가 아버지 카드로 휴대전화비랑 게임비도 결제하지 않았느냐. 돈 못 준다"라고 답했다.
이에 분노한 A 씨는 결국 부모님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어머니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네까짓 게 부모냐.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무슨 부모냐"라고 말한 뒤 "집에 가서 죽여버릴 테니까 기다려라"고 했다.
이어 "돈도 안 주고 부모도 아니다. 둘이 한통속이다"라며 "같이 죽여버리겠다"고도 말했다.
약 1시간 뒤 A 씨는 부모님을 살해하기 위해 집으로 향했지만, 부모님은 집에 없었다.
부모님이 집과 멀지 않은 이모 집에 갔을 것으로 생각한 A 씨는 부모님을 살해하기 위해 주방에서 흉기를 챙겨 들고 이모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A 씨는 이모 집으로 향하는 길에는 "죽여버릴 거야"라고 반복해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A 씨의 범행은 실행에 옮겨지지 못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건물 계단을 오르던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기 때문이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강민호)는 지난해 11월 존속살해예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부모에게 술값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이에 화가 나 부모를 살해하기 위해 흉기를 들고 피해자들이 머물고 있는 집으로 들어가려 하다가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 의해 체포돼 실행의 착수에 나아가지 못했던 사안"이라고 짚었다.
이어 "경찰관이 출동했다는 우연한 사정에 의해 제지되지 않았더라면 실제 살인 범행에 나아가 자칫하면 피해자들이 생명을 잃을 수 있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A 씨가 범행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재물손괴죄와 폭행죄 등으로 2회 벌금형 처벌받은 것 이외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들이 아들인 A 씨에 대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k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