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국민까지 겨눈 검찰개혁의 칼날

사회

뉴스1,

2026년 8월 02일, 오전 07:00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7회국회(임시회) 제3차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표결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2026.7.31 © 뉴스1 황기선 기자
"국민의 불편과 피해가 없도록 끝까지 고민하고 섬세히 보완해 왔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던 날,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마지막 의원총회에서 한 말이다.

국민 10명 중 6명이 반대하고 범죄 피해자들이 막아섰던 보완수사권 폐지를 기어코 밀어붙인 민주당의 고민과 보완 속에 국민의 뜻이 얼마나 담겼는지 의문이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검사는 수사권을 잃는다. 경찰 수사가 미흡해도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을 뿐이다. 경찰이 작정하고 사건을 은폐하면 검사가 실체적 진실을 직접 파헤칠 길이 없다.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스스로 증거를 찾아다녔다는 세종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 정연수(가명) 씨는 "보완수사는 나에게 구원과도 같았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제2의 정연수'에게 손을 내밀어 줄 검사는 이제 사라진다. 검사를 찾아가 풀리지 않은 억울함을 토로할 수는 있겠지만, 검사는 부실 수사를 직접 바로잡을 수도, 그의 말을 증거로 쓸 수도 없다.

70여 년간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먼지털기식 수사를 벌인 검찰 권력을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은 옳다. 그러나 개혁의 칼날은 정치검찰을 넘어 평범한 국민까지 함께 베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의 고비마다 '노무현'의 이름을 불러냈다. 하지만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유일한 민주당 의원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의원이라는 역설은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다가올 국민의 고통이 눈에 보이는데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는 곽 의원의 말처럼, 형사사법제도는 나중에 욕 좀 먹고 고치면 그만인 외양간이 아니다. 그때 잃는 건 소가 아닌 국민의 삶 자체다.

항공업계에는 '의심되면 복행하라'(When in doubt, go around)는 불문율이 있다. 사소한 의심이라도 들면 착륙을 멈추고 다시 상승해 안전을 확인한 뒤 재접근하라는 비행 원칙이다.

검찰개혁의 마지막 공은 재의요구권을 쥔 이재명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후폭풍을 경고하는 신호는 이미 차고 넘친다. 이 대통령이 복행을 결단할 마지막 기회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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