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예람 중사' 사건 늑장 보고…공군 성평등센터장 무죄 확정

사회

뉴스1,

2026년 8월 02일, 오전 10:18

공군 성폭력 피해자인 고(故) 이예람 중사의 장례식이 사망 3년 2개월 만에 진행된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이 중사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2024.7.18 © 뉴스1 김영운 기자

공군 성추행 사건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의 피해 사실을 신고받고도 한 달간 보고하지 않은 전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 이 모 씨가 재판에 넘겨진 지 약 5년 만에 무죄를 확정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근 전직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 이 모 씨의 직무 유기 혐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 씨는 성폭력 사건을 인지하면 수시 개요 보고를 하라는 국방부 지침과 달리, 이 중사 사건을 접수 한 달 뒤에 보고했다는 혐의로 2021년 불구속 기소됐다.

해당 지침은 2020년 1월 하달됐다. 당시 이 씨는 피해자 인적정보와 피해 사실을 포함해 수시 개요 보고를 하면 2차 가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실무자들에게 수시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이 중사 사건은 사건 발생 사흘째인 2021년 3월 5일 접수됐으나, 한 달 뒤인 같은 해 4월 6일 월간 정기 보고에서 보고됐다.

이 중사는 2021년 3월 2일 같은 부대 선임인 장 모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이후 군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같은 해 5월 22일, 제20전투비행단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보고 누락과 관련해 이 씨는 이 중사 사망 후인 2021년 6월 국회에 출석해 "지침을 숙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유족은 "의도적으로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며 이 씨를 직무 유기 혐의 등으로 군검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가 하달한 성폭력 사건 상세(수시) 보고 지침은 법령상 근거가 없어 직무유기죄의 기초인 '직무집행 의무'의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한 "국방부에 대한 보고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즉시 처리해야 할 핵심 직무는 아니다"라며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가 국방부에 성폭력 사건 정기 보고를 마친 이상 직무 유기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소 당시 군무원 신분이던 이 씨는 군사법원 1심 도중 군과의 계약 만료로 민간인 신분으로 전환됐다. 2022년 1월부터는 민간 법원에서 재판받았다.

이후 항소심과 대법원도 군검찰의 항소와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직무유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2차 가해를 우려해 사건을 월간 정기 보고에서만 보고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고, 오히려 수시 보고를 요구한 군 지침이 피해자 보호 규정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원심이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직무유기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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