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부양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는 옛 유류분 제도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과 관련해, 해당 결정 당시 진행 중이던 소송에도 이를 소급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 6월 11일 A 씨 등 4명이 형제 B 씨 등을 상대로 낸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2020년 11월 부친이 사망한 뒤 공동상속인이 된 A 씨 등은 B 씨가 부친으로부터 아파트 2채 등을 생전 증여받았다며 유류분 반환 소송을 냈다.
유류분은 고인이 유언이나 생전 증여로 재산을 자의로 처분하더라도, 법률상 남겨두어야 하는 최소한의 상속 재산 비율이다. 이는 가족 생계를 보호하고 공평한 상속을 보장하기 위한 민법 제도다.
과거 민법은 부모를 오랜 기간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대가로 재산을 물려받았더라도 이를 다른 상속인들에게 유류분 명목으로 떼어주도록 했다.
이에 따라 피상속인을 집중적으로 돌본 상속인이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은 다른 상속인들에게 상속 재산을 유류분 명목으로 반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기여 상속인'의 유류분 반환이 불합리하다며 지난 2024년 4월 25일 구민법 조항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지난 3월 17일 공동상속인이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유지·증가에 기여한 대가로 받은 증여는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도록 민법이 개정됐다.
1·2심은 B 씨가 아파트 2채를 증여받은 것으로 인정해 이를 유류분 산정을 위한 특별수익(기초재산)에 포함했다. 특히 원심은 구민법 조항 적용을 전제로 판단했기 때문에 B 씨가 주장한 특별부양 및 기여 사정에 관해서는 별도로 심리·판단하지 않았다.
이에 B 씨 측은 "설령 아파트를 생전 증여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망인과 장기간 동거하면서 병원비와 간병비를 지급하는 등 특별한 부양 내지 기여에 대한 대가이므로 특별수익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은 헌법불합치결정 당시에 구법 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돼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으로서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 효과가 미친다"며 "이 사건에 대해서는 위헌성이 제거된 신법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은 구법 조항을 전제로 피고가 생전 증여받은 아파트 2채가 특별수익에 산입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됐다"며 피고가 받은 아파트 2채가 보상적 증여인지 여부를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 했다.
minja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