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성범죄 기소유예 전력' 외국인 기업인 입국금지는 정당"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03일, 오전 09:4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과거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한 성범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외국 국적 기업인에 대한 입국금지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전경. (이데일리DB)
서울행정법원 전경. (이데일리DB)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강우찬)는 외국 국적 기업인 A씨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입국불허처분 취소 등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지난해 호주 국적을 취득하며 기존 중국 국적을 상실한 기업인인 A씨는 호주에 모회사를 둔 그룹의 한국 지사 및 제주도 부동산 사업 법인 등의 회장이다. 제주시 일대 대지를 약 338억원에 매수하고 숙박 및 휴양·문화시설, 상가시설 등을 갖춘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다만 A씨는 과거 ‘업무·고용관계로 인해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대한민국 국적 여성을 위력으로 추행했다’는 범죄사실이 인정돼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바 있어, 인천공항출입국 및 외국인청장은 A씨에게 입국 및 사전여행허가(K-ETA) 불허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나 피의자의 반성 여부, 합의 등 여러 정황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A씨는 “기소유예 처분 당시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고 그 이후 8년 넘는 기간 동안 추가적인 물의를 일으킨 바 없으며, 고령이어서 성범죄의 재범위험성도 사실상 낮다”며 “제주도의 관광객 유치라는 공익 측면에서 불이익이 훨씬 더 커 비례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법원은 이같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 또는 사회질서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는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서다.

재판부는 “(과거 A씨 범죄사실은)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위임과 동시에 선량한 성 풍속을 해치는 행위에 해당하고, 그 범행의 성격, 행위의 양태 및 지위관계에서 비롯되는 구조적 특성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난가능성이 결코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며 “비록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 이후 약 8년이 경과했고 그 사이 원고가 다른 범죄를 저지른 사실은 없다고 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범행의 성격과 그로 인한 위험성이 충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불법행위를 저지른 외국인에 대해 기업의 총수라는 지위나 상당한 경제적 기여 가능성 등 개인적·경제적 사정을 주된 이유로 입국 및 체류를 허용하게 될 경우 출입국 관리가 본래 지향하는 공공의 안전 및 법질서 유지 기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는 이후 재외공관에서 입국규제 특별해제를 요청하거나 입국 제한 기간이 경과한 후 다시 적법한 사증을 발급받는 등 입국에 필요한 자격 및 요건을 갖추어 국내에 입국할 수도 있다”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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