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평 ○○억 가야죠”…집값 담합 주도하다 결국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03일, 오전 11:49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아파트 입주민 단체 카카오톡방에 “얼마 밑으로는 팔지 말라”는 글이 반복해서 올라온다면 이는 단순한 이웃 간 정보 공유가 아니라 범죄가 될 수 있다. 서울시는 최근 이 방식으로 아파트값 담합을 주도한 입주민을 적발해 검찰에 넘겼다.

서울시 부동산 불법행위 사례(사진=서울시)
서울시 부동산 불법행위 사례(사진=서울시)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이용해 아파트 집값 담합을 주도한 A씨를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한 아파트 입주민 단체 대화방에서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줄 목적으로 특정 가격 이하로 매물을 올리지 않도록 유도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작성·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특정 매물을 두고 “국평은 최하 ○○억원 이상으로 가야 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하한 가격을 제시하고 해당 가격 아래로는 매물을 내놓지 못하게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자신이 제시한 가격보다 낮게 매물을 내놓은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들을 ‘가두리 부동산’이라 지칭하며 비난하는 글도 반복해서 올렸다. 조사 결과 그는 “가두리들한테 휘둘림에 당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가두리 멘트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 표현하는 등 저가 매물을 내놓은 중개업자를 깎아내리는 글을 여러 차례 게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씨는 매도인 의뢰에 따라 정상적으로 표시·광고된 매물조차 합리적 근거 없이 허위 매물이라고 반복 주장하며 “하향으로 꺾으려는 물건”이라는 식으로 입주민을 선동하는 글을 올려 인근 중개업자들의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상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줄 목적으로 안내문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특정 가격 이하로 중개를 의뢰하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공인중개사 등의 업무를 방해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서울시는 부동산 불법행위를 발견하거나 피해를 보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서울 스마트 불편신고’나 서울시 응답소로 누구나 신고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결정적 증거와 함께 신고·제보해 공익 증진에 기여한 경우 ‘서울시 공익제보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최대 2억원까지 포상금이 지급된다.

이창석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주택 공급 부족과 전세시장 불안 등으로 아파트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를 틈타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해 집값을 올려보려는 담합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집값 담합 행위는 부동산 가격을 왜곡시키고 건전한 부동산 거래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앞으로도 고강도 수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추천 뉴스